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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Sep 14. 2021

집시 소매치기 개X끼...

벨기에 브루셀에서 당했던 소매치기

Midex Airlines에서 일했던 시절, 조종사 정기교육(Recurrent Training)을 위해 벨기에 브루셀의 CAE 훈련센터에 자주 갔었다. 시뮬레이터 훈련인 Recurrent Training은 매년 상반기에 한 번, 후반기에 한 번, 그러니까 1년에 두 번 해야 하는 건데 프랑스 오르리(Orly)로 갔을 때를 제외하곤 거의 다 브루쉘로 갔던 듯 하다.

숙소는 갈 때마다 바뀌곤 했었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브루셀 공항 근처의 호텔에 머물렀다.


시뮬레이터 첫째날 훈련을 마친 후 브루셀 시내 구경을 가기로 했다.. 일행에게 물어보니 피곤하다고 다들 쉬겠단다. 그래서 혼자 호텔 근처에서 열차를 타고 브루셀 북역(North Station)에 내려 오줌 누는 꼬마도 보고, 그 시내 광장도 들리고, 그 근처에서 홍합요리도 잘 먹고(이날도 일본인들과 합석을 했다. 여행을 다니면 한국인보다 일본인들과 친해지더라고..) 돌아갈 시간이 되어 북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관광객이 꽤 많은 거리를 사진기 메고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왠 청년이 나타나 나보고 뭐라뭐라고 한다.. 아마 일본어 였던 듯 했다.

내가 잘 못알아들으니, 어디서 왔냔다.. 코레아라고 했더니 자기가 태권도를 할 줄 안다며 태권도 태권도 그런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렇게 하는게 맞냐고 나한테 봐달란다. 거리에서..

야, 그것보다 이렇게 하는게 나아 라고 일러주고 그 친구랑 좀 더 얘기를 하곤 헤어졌다..


그리곤 북역에 도착해 열차표를 사려고 청바지 뒷주머니를 더듬었는데 아뿔싸... 지갑이 없어졌다.. 아무리 찾아도 없네.. ㅠㅠㅠ

아까 그 집시 청년한테 일행이 있었던 느낌이었는데 그 개스끼들이 소매치기해간게 틀림없어 보였다.. 

한 놈은 나에게 말을 시키고, 다른 한 놈은 주머니를 슬쩍...


하늘이 캄캄했다.. 거기엔 신용카드도 들어 있건만.. 지금 당장 숙소로 갈 돈도 없고. 주머니를 털어보니 동전 몇 개가 나왔다.

일단, 열차에 올랐다... 열차가 출발했고..

얼마 후 차장이 오더니 열차표를 보여 달란다. 에고고... 차장에게 사정 설명을 했다. 주머니에 있던 동전 몇 개를 다 꺼내, 소매치기 당한 후 이게 내가 갖고 있는 돈의 전부 다라고..

차장은, 그 동전들을 받더니 무임승차는 할 수 없고, 대신 그 동전액수만큼의 열차표를 끊어 줄테니 그걸 갖고 있으면 된다라고 한다... 땡큐 땡큐~~


덕택에 호텔에 잘 도착했다..

이제 신한은행에 연락해 신용카드 분실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 호텔은 인터넷이 유료였다. 그 전날 체크인 했을 때 인터넷을 구입하지 않았었고 필요할 땐 거리의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리의 무료 와이파이를 쓸 상황이 아니라 호텔 직원에게 부탁했다.. 소매치기를 당해 신용카드 분실신고를 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돈이 하나도 없다. 도와주라고 했더니 당연히 인터넷 이용권을 준다.. 고마워라~


신한은행에 연락해 신고했고.. 

불행중 다행이라고, 지갑 안엔 그리 중요한건 없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브루쉘의 소매치기가 엄청 유명한 걸 알게 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글이 있더구만..

그 개스끼들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브루쉘의 CAE 앞에서 찰칵..

내 옆은 요르단인 기장. 이름이 자키인가 뭔가 그랬지 나랑 동갑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비행을 참 못했다. 우리회사 사장님인 미덱스 닥터가 아랍어를 할 줄 아는 자기를 총애한다고 느끼던 좀 쳐지는 애..

미국 항공사에서 일하던 시절, 요르단 집에 오갈 때 이스라엘 항공 El Al에 Jump Seat으로 타고 다녔다고 침이 마르게 얘기하곤 했다.. 들 떨어진 애 같이..

가운데가 대빵인 교관 칼로스 델프(Carlos DELP)기장..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기관사 교관 필 루쎄로(Phil Lucero) 일을 참 잘하는분였다.. 맨 오른쪽은 기관사 펠릭스 칸두(Felix Candu). 펠릭스도 교관였지 ]


[호텔 근처의 피자집에서.. 대장이 피자 먹자라고 그러면, 이 미국인들도 그렇자라며 같은 음식을 주문하곤 했다.. ]


[홍합으로 유명한 식당]


[열차]


[언젠가 브루셀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 일행.. 왼쪽 부터, 미국인 기장 알(Al), 내 친구 샘(지금은 Saudia에 근무 중), 그리고 기관사 올랜도 갈시아(Orlando GARCIA). 콜롬비아 출신이었고..


[함께 들렀던 식당.. 감자를 엄청 잘 튀기는 주인장에게 포즈를 취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https://www.youtube.com/@allonboard7654/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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