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라오항공에서 일할 때의 추억
홍콩의 HK Express 항공사에 합류한 후 두 똘아이 재비어(Xavier)놈들 때문에 짜증을 팍팍 받고 있을 때 라오항공에서 일하고 있는 양기장과 연락이 닿았다.
양기장과는, UAE에 있을 때 종오기장에게서 소개받아 이-메일로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여유 시간이 무척이나 많았던 UAE Midex Airlines 근무 시절, 역사책, 역사 블로그, 여행 블로그들을 많이 보아왔었는데 그 시기부터 라오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종오 기장과 얘기하다 우연히 라오스에 살고 있는 후배가 있다며 양기장을 소개해 주었다.
라오항공의 A320 기장 모집 광고를 봤고, 이참에 라오스를 경험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양기장하고 연락을 한 후 사전 답사차 비엔티엔을 들러봤다...
한국여권이었으면 무비자 입국인데, 캐나다 여권은 도착비자 비용이 무려 $41. 최고 비싸더라고.. ㅠㅠㅠ
비엔티엔공항 터미널 바로 옆의 라오항공 사무실에 들러 운항담당자를 만나려 했지만 모두 출타 중.. 전화를 해도 언제 올런지 모른단다..
비엔티엔에서 이틀인가 묵으며 돌아봤는데, 후진국이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편안한 느낌이었다..
홍콩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라오항공 담당자와 연락했다.
양기장이 현지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참 잘해줬지.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걸어 알려주기도 하고..
방콕의 방콕에어(Bangkok Air) 훈련센터로 날아가 시뮬레이터로 비행 평가를 받았고 2014년 12월 초, 라오스의 라오항공에 합류했다.
License Validation 제도를 미스터 시폰(Siphone)한테서 처음 들었다. 다른 나라로 가면, 그 나라의 조종사 면허증으로 바꿔야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한국 면허증을 그대로 쓸 수 있다고..
러시아 유학파인 미스터 시폰은 라오항공 운항부서의 사무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지.. 시골 아저씨 느낌의 미스터 시폰은 떠듬거리는 영어로 라오항공을 떠날 때까지 자상하게 챙겨줬다.
몇일 동안의 지상학 교육을 마치고 Validation 발급을 기다렸지만, 자꾸 늦어진다. 미스터 시폰이 이럴 때는 양주가 최고다라고 하기에 시바스 리걸 한 병 사다줬더니 그걸 들고 항공국에 가서 당일로 해결해 갖고 왔다. ㅎㅎㅎ
이런걸 보면 라오스 공무원은 아직 순박한거지.. 그 이후의 캄보디아에 비하면 비교 자체가 되질 않는다.
유럽 오스트리아 출신 기장과 함께 지상 교육을 받았는데, 이 사람은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닌 듯하였다.
처음 만나자 마자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자기는 유럽 어디서 어떤 항공사 사업을 했었고, 무슨 프로 축구단 선수들을 태운 비행기는 자기가 직접 몰았다는 등.. 그리곤 이혼해서 새 와이프랑 캄보디아 시엠립에 살고 있는데, 자기 딸이 캄보디아로 자주 와서 자원봉사를 한다는 등..
이후 이 사람이 비행할 때, 라오항공 직원들은 이 인간을 다들 싫어했다. 스케줄 담당도 그랬고, 부기장들도 그랬고, 승무원들도 무척 싫어했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맨날 짜증을 내고, 비엔티엔-인천 비행 이외에는 비행하지 않겠다며 스케줄러를 힘들게 만든질 않나.. 유럽의 백인 떨거지가 가난한 나라 라오스에 와서 귀족 행세를 하고 있었다.
라오항공에서 마련해준 호텔(Mercure)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하여 얻은 왓타이야이의 숙소..
왓타이는 절을 의미하고, 숙소 바로 앞이 왓타이야이 절이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지내며 보니 이 절에서 장례식 같은 여러 행사를 했다. 장례식을 하면 며칠 동안 아주 시끄러웠지.
숙소 앞 진입 골목길에는 저녁이면 음식 노점상이 열렸다. 부기장 애들은 여기서 자주 사먹더라고.. 근데 난 먹질 못하겠었어.. 현지인들이야 내성이 생겼겠지만 외지인이 먹었다 괜히 아프게 되면 의료시설이 빈약한 라오스에선 골치가 되니까..
그러고 보면, 라오스는 그 후에 머물게 되는 캄보디아보다 훨씬 깨끗했다. 쓰레기도 그리 많이 널려있지 않았고 쓰레기를 태우는 광경도 별로 보질 못했었다.
https://www.youtube.com/@allonboard7654/vide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