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디 좁은 홍콩.. 다신 못살아..

홍콩에서 몇 달 살 던 시절..

by 체스터 Chester

홍콩 익스프레스에 관심을 갖게 된 후, 홍콩 에어라인에서 근무 중이던 성조씨에게 자문을 많이 구했다.

성조씨는 싱가폴에서 비행하다 홍콩 에어라인이 창립될 때 초기 멤버로 참여했지.


홍콩 익스프레스(HKE)에 입사하니 회사에서 2주 동안 숙소를 제공해 주었다. 그런데 그 호텔 위치가 꽤나 멀었다. 호텔 이름은 Bay Bridge.. 멀리 떨어진 높다란 다리가 참 잘 보이는 전망은 괜찮은 위치였다..

홍콩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한 번을 갈아탄 후 한참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공항으로 갈 때도 마찬가지.

호텔 수준은 별 3개 정도.


성조씨가 에미레이츠항공으로 옮겨 가기 전, 성조씨 가족이 살고 있던 퉁충의 캐러비안베이(Caribbean Bay) 아파트엘 들러 보았었다. 나 또한 첵랍콕 공항으로 출퇴근하려면 퉁충 지역 밖에 대안이 없었다. 지영씨도 같은 생각이었고.


퉁충의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캐리비언베이의 아파트를 임대했다. 중개인이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 많이 불편했다. 퉁충에서 영어 없이도 부동산 중개업을 할 수 있나보다. 외국인이 태반이었는데..

50층 아파트에서 내가 임대했던건 30층인가 그랬다.. 산쪽으로 향해 있었고. 2 베드룸 아파트의 방들이 허벌나게 작아, 안방의 침대에 누우면 발 부분이 베란다를 통해 창 밖에 있을 정도였다. 둘째 방은 더 작았고.. 중국이니 부엌은 손톱만했고.. 이런데서 살려니 나나 아지매의 기분이 너무 싸~해진다..

그런데 임대료는 허벌나게 비쌌다. 액수는 기억이 나질 않네..

쓰레기를 버리긴 무척 편했구나. 각 층마다 있던 투입구에 넣어버리면 씨~웅하고 자유낙하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습도가 높은 홍콩이니 아파트 내부의 습도도 높았고, 제일 먼저 구입한 가전제품이 제습기였다. 제습기를 틀어 놓으면 몇 시간이 지나면 물통이 가득 찼지..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엔 쌀쌀해서 한국에서 전기 난로를 사왔었다. 나중에 떠날 때 지영씨에게 건네주고 왔네..


[케러비안베이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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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에 공항 직원용이 있다고 하여 그걸 만들었었다. 할인이 된다고 했는데 할인률이 얼마였는진.. 감감...


캐러비안베이 아파트에서 공항으로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아파트의 통로를 통해 쇼핑센터인 시티 게이트 1층으로 걸어가 버스종점에서 타거나, 아니면 아파트 뒷쪽으로 오는 순환버스를 타기도 했네.

아파트에 공항 종사자가 엄청 많았는데 제복을 입고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건 그리 좋은 기분이 아녔다. 티내는 듯한 그런 기분을 너무 싫어하니..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캐러비언 베이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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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충에는 한식당이 없었다.

대신 동대문한식이란 분식집 규모의 식당이 퉁충 시장 안에 있었다. 거기서 아주 자주 식사를 했지. 동대문한식은 정식 식당이 아니고, 한 쪽 공간에 접이식 테이블을 놓고 하는 곳이었다.

사장님 부부는 홍콩 시내에서 식당을 크게 하시다가 IMF의 충격을 받으셨던 분들. 퉁충에서 새롭게 시작하셨는데 아주 알짜 식당이었다. 사모님은 광동어에 유창하셨고.. 사장님은 일요일마다 선전으로 골프치러 가신다며 같이 가자고 그러셨지.

나중에 홍콩에서 철수할 때, 한국에서 갖고 갔던 식기나 부엌기구들을 동대문한식 사모님께 드리고 왔다. 그 때 쇼핑봉투에 담아 들고가다 시티 게이트 쇼핑센터를 지날 때 그 봉투가 터져버렸다. 너무 무거워서...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주 난감했었다. 한 점포 앞에 쌓아 놓은 다음 동대문한식으로 가 사모님하고 같이 와 들고 갔었네.. ㅠㅠㅠ


퉁충역 상가 1층에 있는 초밥집에도 자주 들렸구나. 그 집의 도시락들이 괜찮았고, 특히 미역줄기가 맛있었다..


아파트에 인터넷 케이블 공사를 할 땐 난리가 났었다. 그 아파트엔 케이블 설비가 벽 안에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지. 겉으로 보기엔 번듯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퉁충에서는 운동할만한 공간이 거의 없었다.

커뮤니티 센터 그런데를 가 보았는데 적합하지 않았고, 동네를 산책하다가 가끔씩 멀리까지 걷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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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우 섬의 가장자리로 도는 산책로를 따라 타이오(Tai O)까지 걸어가서, 그곳에선 버스를 타고 돌아오곤 했다. 작은 어촌마을인 타이오에선 홍콩의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지.

그런데 그 산책로는 첵랍콕 공항과 마주하고 있어 비행기 소음이 엄청니더라고. 그래서 몇 번 걷다가 그만 두었네. 그 산책로엔 사진기를 든 홍콩 장년층들이 자주 다니며 사진찍기에 몰두하곤 했었지.


[홍콩 공항 옆으로 놓이던 주하이-홍콩 해상 다리.. 지금은 완공되어 두 지역을 연결하고 있지만 그 때는 한참 공사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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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오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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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북쪽 섬으로 전철을 타고 가서 트래킹을 한 적도 있었구나..

퉁충에만 있다보면 너무 갑갑해지기에..


[캐리비안베이 근처의 산책로 입구.. 산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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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한인야구회가 있어 가입하려 했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 비행일정이 불규칙하다 보니 참가하기 어렵더라고..


홍콩을 떠나기로 결심한 후, 아파트 주인에게 연락하여 몇 달치 월세를 주고 계약을 종료시켰다.

아파트는 1년 계약이었고 내가 4달을 산 후 아파트 주인에게 연락하니 홍콩사람답게 피눈물도 없다. 영어를 하는 딸을 통해서 의사소통 했지. 그냥 떠나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어 집주인의 딸내미와 잘 협의하여 4달치인가를 더 주고 해지했다. 세입자를 구하기 너무 쉬운 시기였으니 집주인은 바로 세입자를 얻었을거고 몇 달치 이익이 거져 생겼을거다..


아, 홍콩 ID 카드를 만들기도 했구나. 홍콩에서 일하려면 반드시 필요한거라고 해서 회사에서 절차를 밟아주었고, 시내의 관공서에 가서 등록했었다. 울 아지매도 같이 가서 신청했고, 그 이후에 아지매 ID 카드도 나왔었다. 아지매가 홍콩에 와서 좀 지내긴 했었구나..


홍콩에서 철수할 때, 충규를 홍콩으로 블러 짐을 함께 날랐다. 도자기 같이 부칠 수 없는건 직접 들고탔지.. 제주항공을 탔는데 화물을 부칠 때 추가비용을 냈고 항아리를 들고 탄다고 공항 보안팀에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그랬다..


처음 홍콩을 고려할 때, 홍콩처럼 좁은 공간에서 살 수 있을까 염려가 되어 고민에 고민을 했고, 결론적으로 살아보자라고 정했었다. 그런데 막상 홍콩에서 지내보니 정말로 갑갑했다.. 캐나다처럼 탁 트인 곳이 너무 그리웠어. 사막의 알 아인도 이것보단 나았지. 부산이야 우리 가족이 다 좋아해던 곳이고..


지금 다시 홍콩으로 갈 기회가 쥐어진다면, 답은 '절대 노'다. 거긴 안가련다.. 환경이 너무 열악해.





아, 일본 피치항공을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 성조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에미레이츠항공에서 A380 비행 생활을 하는 그가 며칠 후 토쿄 나리타 레이오버가 있단다.

토쿄 카마타에서 아지매와 함께 나리타로 전철을 타고 가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고 나리타 토요코인에서 하루 잔 후 그 다음날 카마타로 돌아왔다.

성조씨는 역시 활기차다. 두바이의 사막생활도 몇 년 되었으니 안정되어 있었고 부인의 화장품 비즈니스는 여전히 잘 되고 있다고 했다.

나리타 지역을 잘 몰라 나리타 공항 터미널 안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네.. 멀리서 왔건만 너무 초라했었어.. ㅠㅠ

하지만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즐거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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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allonboard7654/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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