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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스터 Chester Nov 29. 2021

운전하기 정말 싫은 위험한 한국 도로..

어렵고 위험한 한국 도로 이용 후기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딴지 38년이 되었다. 

아버지가 처음 차를 사셨을 때 차 안에서 살곤 했었다. 기아 브리사였는데 고등학생 머스마에겐 너무나 매력적인 물건이었다. 집 안에 세워진 차를 만지작 거리다가 간덩이리가 커져 면허증이 없이 동네로 몰래 몰고 나가곤 했다. 80년대 초 시절만해도 차가 별로 없던 시절이라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지. 그러다 면허증 취득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 곧바로 응시했다. 필기는 바로 통과했고, 청주 공설운동장 앞마당에서 실기연습을 한 후 실기시험에 응시.. S자 코스에서 떨어졌다. 역시 학원을 다니지 않았더니 S자 후진이 어렵더라고.. 몇 번 더 연습 후 다시 응시. 그렇게 해서 1983년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오토바이 면허도 취득했고..


운전면허증을 따고 사업을 하는 형님과 많이 돌아다녔다. 납품하러 갔다가 올 때는 내가 운전하는 식으로. 서울로 다닐 때는 경부고속도로로 다니다가 어느 날인가 중부고속도로가 생겨 청주 사람들에게 아주 편리하게 되기도 했다.

당시엔 GPS 네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었기에 지도를 보며 서울과 충북 구석구석을 다녔었는데 지도가 부실하기도 하고 표지판이 헷갈리게 만들어져 있어 길을 잃곤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차량이 많지 않았고 도로가 좁아 속도를 낼 수 없었기에 문제가 생기면 차를 세우고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곤 했었다. 자동차 성능도 요즘 차에 비하면 허접하던 시절이었다.


미국으로 조종사 면허증을 따러 다니며 차를 렌트하거나 똥차를 구입해 미국에서 운전하곤 했다. 그 때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이용했고, 캐나다로 이민 후 온타리오주 면허증, UAE(아랍 에미레이츠)에서 일할 때 아부다비 면허증, 그 후 중국 면허증, 일본 면허증, 캄보디아 면허증을 취득했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정말 촌놈임을 뼈져리게 느꼈었다. 특히 로스엔젤리스 인근의 드넓은 캘리포이아 도로를 달리면 정말 한국 도로와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촌놈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편하게 도달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심지어 그 복잡한 뉴욕 시내를 누비기도 했는데 일방통행 방식이라 어렵기는 했지만 길을 잃지는 않았었다. 이 나라에 처음 왔고 이 도로도 처음 겪어 보는거지만 도로가 너무나 논리적이었다. 공돌이의 사고체계와 도로체계가 똑같았으니.. 

이런 경험은 그 후 캐나다 이민 후에도 동일했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살던 경기도 일산을 벗어나지 않던 아내가 차를 몰고 혼자서 옆 나라인 미국까지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도로는 논리적이며 운전자 위주로 되어 있었기에 표지판만 따르면 되었다. 처음 가는 주(州)로 몇 일 동안 운전해도 스트레스가 거의 없고 피곤하지도 않았다. 엉덩이가 아파 또는 화장실에 들렀다 가기위해 쉬었다 가야할 뿐이었다. 딸내미인 똥깡님도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후 혼자 대도시로 갔다 오곤 했다.

그런데 아내도, 똥깡님도 한국에 와선 운전을 못하겠다고 한다. 똥깡님은 전혀.. 아내는 확실하게 아는 지역에서만 운전한다. 어느 나라에선 혼자서도 그렇게 운전을 잘 하고 다니던 사람들이 왜 한국에선 이런 반응을 보일까? 한국 도로체계는 논리란 단어와 멀고 멀기 때문이리라.


나 또한 한국에 올 때마다 한국에선 운전하고 싶지 않다고 여러번 느꼈었다. 남을 고려하지 않고 거칠게 핸들을 잡는 운전자도 문제지만 운전자인 인간을 고려하지 않은 도로체계가 참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인들에게 설명하다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지.

그런데 책은 지면이 제한되어 있고, 도로체계를 글과 사진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게재해 오고 있다. 글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은 네이버 블로그에 싣고 있고..


네이버 블로그: 발통나드리 https://blog.naver.com/chesterkim0896

유튜브 채널: 발통나드리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주위 한국인들에게 도로의 문제에 대해 얘기하면 처음엔 한국 도로가 잘 닦여진게 아니냐고들 되묻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번쩍번쩍하니까.. 길고 긴 터널과, 멋진 긴 다리. 심지어 해저터널까지 있으니까.

그러다 도로를 이용하며 열받았거나 사고가 날뻔 했던 얘기를 하면 다들 자기도 그랬다며 동의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담으로 연결되고.. 물론, 아무리 설명해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한국 도로가 최고라며. 


언젠가 어떤 직업운전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노면의 녹색/분홍색 유도선이 최고라고 하더라고. 유도선은 교통선진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동선이 잘 짜여져 있고 표지판이 자상하게 되어 있기에 선진국에서는 그런 색깔 유도선 자체가 필요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애매한 동선이 많고 표지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곳이 널렸기에 색깔 유도선을 칠해 놓은 곳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이렇듯 노면의 색깔 유도선은, 문제는 그대로 방치해 두고 반창고만 붙여 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텐데 정부기관에서는 색깔 유도선을 칠한 후 사고율이 줄었다며 통계자료를 만들어 유도선의 장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직업운전자가 다른 선진국 어디에서 운전해 보았는지 물어보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만 운전해 본 사람이라면 한국 도로체계의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알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 채널의 내용과 네이버 블로그의 글이 한국 운전자들에게 도로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문제는 서로 공유하고 목소리 높여 떠들어야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로 관리기관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모르고 또는 하지 않고 있으니 도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나서야 운전자들의 안전과 편안함이 보장될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네이버 블로그 글을 쓰는건 정말 귀찮은 일이다. 말재주도 글재주도 별로인 공돌이가 전문가가 아니면서 해당 분야에 대해 이런 저런 매뉴얼을 찾아보고 해야 하니..

귀찮고 성가시지만 내가 하는 운동이 한국에서도 쉽고 쉬운 운전자 친화적 도로를 만드는 불씨가 되면 좋겠다. 

도로 후진국, 한국. 발통나드리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많아져 정부기관 쪽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나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운전자들에게 그 효과가 돌아가겠지...

그 때 쯤되면, '도로의 차선 긋기도 반도체 만드는 것처럼 쉬웠어요'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도 통용되리라.. 현재는 그 거꾸로지.. 남들은 만들기 어렵다는 반도체는 잘 만들면서 남들은 잘만 긋는 차선 하나 제대로 긋지를 못하는 희안한 한국이 탈바꿈할거여.. 


귀찮아도 계속 해보자~~ 으싸으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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