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체스터 Chester May 29. 2024

아이C... 유치원생이 설계했나??

설계기준과 다른 K-회전교차로

회전교차로가 이곳저곳에 엄청나게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다. 개중에는 이런 곳까지 회전교차로가 필요한가라고 의구심이 드는 곳도 꽤 있게 마련이고..

그런데 회전교차로를 만들려면 일관성있게 만들어야지 할텐데 설계기준과 다른 희한한 구조를 갖은 회전교차로가 여러 군데에서 눈에 뜨인다.


설계지침에 따르면 2차로형 회전교차로는 요렇게 생겼다. (출처: 회전교차로 설계지침)

다른 나라에서 마주하던 회전교차로와 별 차이가 없다. 


아래 지도는 중동에서 일할 때 살았던 도시로, 중동 지역답게 회전교차로가 셀 수 없을만큼 많은 곳이다. 지도 상의 도로 교차점은 모두 회전교차로로 되어 있을 정도이지. 그런데 그 많은 회전교차로들 중에 이상한 구조는 없었다. (영어로는  Roundabout이라고 부름)


미국 인디애나주의 캐멀이란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 140개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되어 있다. 1차로형, 2차로형, 2개 나란히 형 등 다양한 모습들이지만 미국 설계기준과 다들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다.

캐멀시의 회전교차로 목록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책, '이런데서 사고 나면 누구 책임? 정부에서 보상받자'의 후반부에서도 다뤘듯이 한국 회전교차로는 설계지침 기준과 다르거나, 회전교차로가 많이 쓰이는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희한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때는 설계자가 회전교차로의 이용방법을 전혀 알지 못하는 듯 해 보이기까지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1. 반신불구형:

2차로로 진입하지만 회전교차로 안은 1차로로 만들어져 있고, 진입 동선을 장애물로 구분해 놓았다. 


정체불명의 희한한 동선이 생겨버렸다. 녹색 우회전 동선이 그것으로 아래 두바이 회전교차로처럼 좌회전만 가능해야 한다.


두바이에 있는 동일한 3지형 회전교차로 모습으로 2차로형이다. 위의 한국 반신불구형 회전교차로와는 동선 자체가 다르다. 필자는 이 두바이의 형태가 옳다고 생각한다.


2. 억지형:

2차로 도로 4개가 접속되는 회전교차로이지만, 회전교차로 내부는 1차형으 만들어져 있다. 이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는 모든 도로는 2차로가 1차로로 좁아진다. 회전교차로를 통과한 이후에는 2차로로 넓어지고..

회전교차로를 2차로 구조로 만들었으면 되었을텐데 왜 1차로로 설정했을까? 처리용량까지 떨어질텐데..


3. 지맘대로형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려는데, 동선이 애매함을 느껴진다. 회전교차로 안쪽이 너무 넓다는 느낌이 동시에 들고.. 


이 회전교차로를 한국식으로 '대충' 지나왔는데 아무래도 이상해 네이버 지도로 살펴 보았다.

빨간색 동선으로 진입하면 회전교차로 2차로를 타게 되고, 녹색 동선으로 진입하면 3차로에 있다가 6시 방향으로 나가야만 한다. 4시, 1시, 12시 방향으로 가려면 한 차나 두 차로 안 쪽으로 옮겨야 하고.

설계지침에는 나오지도 않는 정지선을 그려 놓기까지 했다.


뭐 이런 회전교차로가 있어? 도대체 동선을 어떻게 하라는거야?? 거기에 더해 한국식 답게 출구 안내표지판도 없다. 참 '대충' 만들어진 한국식 K-회전교차로답다.


귤이 한국에 오면 왜 탱자로 변할까? 참 희한할 뿐이다. 설계자도 그렇고 도로 관리기관도 그렇고.


참고 영상:

https://youtu.be/_F5leeo5AU0


"쉬운 도로가 안전한 도로. 한국에도 만들어 봅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_nbMwItYaucUgWhh4jCqeVDBuVB-CIdN




작가의 이전글 누구를 위해 도로를 만드는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