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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큥드라이브 Oct 10. 2023

<귀한 것을 가진다는 것>

국립현대미술관 상설전

-장작으로 뗀 가마에선 어떤 위치에서 구워졌는지에 따라 같은 가마에서 구워졌어도 다른 느낌을 준다. 가마에서 떨어진 재마저도 그대로 굳어진 우연성 짙은 이 도자기들은 꿀단지, 기름 단지 등 생활 곁을 지키다 박물관 안에 들어와 있다.

-시간에 따라 변질되는 금속과 달리 도자기는 색이 바래지 않아 구워진 당시 모습과 같은 상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표면에 맑은 실금인 빙렬이 보이는 비취 옥색의 고려청자는 중국에서 아무리 표현하려 해도 나오지 않아 역수출을 하기도 했다. 도자기를 감싼 문양들 또한 제각기 아름답다.


-조선의 백자는 유교를 담아 화려한 장식을 덜어내고 담백하게 표현된다. 설경과 하얀 달을 배경으로 텅 빈 곳에 놓여있는 달항아리는 공간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더 깨끗하고 소박했다. 달멍 때리기 아주 좋게 전시해 놓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디스플레이가 굉장히 디테일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아리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고 이어 붙여 만들어 내는 달항아리는 완벽히 둥글지 않아 매력이 있다.


-번거롭고 수고스러운 과정, 오랜 시간과 높은 온도를 견뎌 나온 도자기는 플라스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요즘, 빨리 빨리 결과를 얻고 싶고 잘하고 싶고 성취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름길을 찾으려 애쓰지 않았나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수고스러움과 인고의 시간 끝에 얻어낸 것은 스스로 더 귀하게 여기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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