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큥드라이브 Oct 27. 2023

<예술가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3가지 방법>

초현실주의  

-최근 리움미술관에서 김범 작가의 <바위가 되는 법>을 보았다. 옅은 실소를 장착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유머러스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나 생각해 보다가 초현실주의자들이 즐겨 사용했던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김범작가의 작품은 언어를 사용하는 개념미술의 냄새도 짙었는데, 관성을 비꼬아 보는 작업들을 하다 보니 매체가 워낙 다양했다. 후기는 다음에 쓰기로 하고!


초현실주의는 언제 태어났나?

-인간의 이성은 과학의 발전으로 대량의 생산품과 편리함을 가져왔다. 그리고 전쟁도 함께 데리고 왔다. 과학은 인간을 위해 발전했으나, 인간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무기를 만들어 냈다. 이런 끔찍한 상황 속에서 1차세계대전 이후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초현실주의가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등장했다.

미술 사조들은 생겨날 때 나름의 철학을 껴안고 생겨나는데, 초현실주의는 이성적 합리주의를 반발하며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도덕적, 예술적 속박, 선입관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작품을 창작한다.   


<예술가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3가지 방법>

1. 무의식 갈겨버리기

(자동기술법 = 오토마티즘) 

우리나라 시인 ‘이상’도 자동기술법을 사용하여 글을 쓰기도 하였는데, 이는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떠오르는 것들의 흐름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프리 라이팅 쓰는 방법과도 같다. 앙드레 마송, 미로 등이 사용하며 이후 미국미술의 대표주자 폴록의 액션페인팅에도 영향을 줬다.


-더하자면 핵심은 이성의 통제가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 미술 시간에 많이 해보던 데칼코마니, 불어서 표현하기, 프로타주와 같이 예상치 못한 무늬들이 나타나도록 ‘우연성’의 힘을 빌린다. 도밍게즈가 1935년 과슈작품에 적용한 것을 도입하여 에른스트에 의해 활용되었다.

Automatic drawing, 1925 - AndreMasson


2. 낯설게 하기 (데페이즈망)

사전적 정의로 ’어떤 물체를 본래 있던 곳에서 떼어내어 뜻밖의 장소에 놓거나 서로 상관없는 물체들을 만나게 하여 낯설고 비논리적 상황을 연출시키는 전치, 전위 기법’이다. 또한 초현실주의 하면 떠오르는 마그리트의 그림에 즐겨 사용되었으며, 각종 이미지를 조합하여 괴기스러우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창조한 키리코의 그림이 직접적 효시가 된다.


 -일상적 현실을 미술이라는 다른 맥락으로 옮겨온다는 점에서 콜라주나 오브제도 일종의 전위라 할 수 있으며, 이 방법들은 또 다른 차원의 예술로 계속 확장되었다.

Golconda, 1953- René Magritte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1914 - Giorgio de Chirico


     3. 섞어 섞어

이것도 낯설게 하기, 전위, 전치의 하나의 종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에 보았던 아주 흥미로운 책 MIX에서 여전히, 가장 창의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 따로 떼어 봤다.

구텐베르크는 동전 주조기와 와인 짜는 기구를 섞었다.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인 인쇄기가 탄생했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와 핸드폰을 섞었다. 스마트폰이 탄생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백인의 얼굴과 흑인의 쏘울을 섞었다. 로큰롤의 황제가 탄생했다.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에 거장들의 특징을 섞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들이 탄생했다. 데미언 허스트는 섬뜩한 해골에 값비싼 다이아몬드 8,601개를 섞었다. 1억 달러(약 1,300억 원)짜리 해골이 탄생했다…-MIX 서문 <섞어야 히트한다>


미술 교과에서 ‘창의성 신장을 위한 발상법’ 중에 ‘강제 결부법’이라는 방법이 있다. 그게 바로 이렇게 전혀 상관없는 것들을 연관지어 보는 거다.

Lobster Telephone, 1936- Salvador Dali
라디오 모양의 다리미, 다리미 모양의 주전자, 주전자 모양의 라디오, 2002- 김범


창의성은 선택받은 자들의 것인가?

-창의성이 다소 신비스러운 어떤 것이라는 생각은 서구 문명에 만연해 있다. 모차르트를 특별한 영감으로 작곡하는 천재로 그려놓은 초상은, 잡지를 팔려는 욕심이 과했던 한 출판 업자가 지어낸 가짜였다. 잡지 발행인 요한 로흘리츠는 모차르트를 너무나 존경한 나머지 모차르트에 관한 것이라고 보이는 수많은 편지와 일화들을 닥치는 대로 출판했다. 그러나 나중에 이 이야기들이 대부분 과장된 것이고 일부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신화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2. 실제 모차르트는 어땠을까? 그는 매우 반복적이고 고된 과정을 거쳐 오랜 시간을 작곡에 투자했다. 그는 자신이 작곡한 현악사중주들을 가리켜 “오랜 시간 공들인 노력의 소산”이라고 설명했다.

1. 성공한 아이디어에 신비로운 원천이 있는 건 아니다. 천재의 섬광이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누구나 배양할 수 있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주류에서 성공을 가능케 해주는 과학, 방법이 있다는 것, 누구나 노력하면 그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앨런 가넷

                    

-나의 무의식을 꺼내보기, 낯설게 해보기, 연관성 없는 것들을 섞어보기. 방법은 아주 간단하지만(왜 어렵냐.)

역시 많은 시간을 쏟고, 반복해 보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좋은 지도자에게 훈련받으면서 성장하는 수밖에. 세상에 왕도는 없는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서 예술이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