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4.
아이는 아빠를 닮았는지 숫기가 별로 없다. 처음보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이 많으면 다가가지 못한다. 누가 말을 걸어도 머뭇, 같이 놀자고 해도 머뭇, 익숙해졌을 때 친구들과 유괘하게 노는... 놀이터를 다니며 아이들이 많으면 그 곳을 벗어나 혼자 놀 수 있는 기구를 찾아가고, 누군가 같이 놀자고 해도 머뭇거렸는데.....
오늘 혼자 놀고 있던 놀이터에 한무리의 중학생 형아들이 왔다. 그 주변을 조심스레 서성이시던 작은 목소리로 ‘형아들 뭐해?’ 라고 했는데, 한 형아가 서심하게 ‘놀고 있는 거야’ 라고 댓구를 해주셨고, 그 댓구를 들은 다른 형아가 놀아주려는 건지, 그냥 형아들끼리의 놀이인지, ‘이 친구가 나 때리는 가야’ 라며 말상대를 해 주시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으나... 아이는 그 말이 뭔지 몰라서인지? 아직은 형아들을 조심스러워하는 건지, 댓구 없이 그 주변을 맴도셨고, 형아들은 더 이상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지 않으셨다. 잠시 후 형아들이 놀이터를 떠나려고 할 때, 아이는 ‘어? 집에 가?’ 라며 또 작은 목소리로 누구를 특정하지않고 많은 형아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중 한 형아가 ‘학원 수업시간이라 가야해’ 라며 친절한 댓구를 해 주셨으나, 역시 아이는 그 말이 뭔말인지 모르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셨다. ‘형아들이 공부하러 학원이 가야한데’라고 했더니, 왜 쉬는 날 공부해?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거 잖아라고 한다. 옛날 집 근처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할 때 학교에 공부하러 간다고 이야기했던 걸 기억하신 듯.. 아이는 상당히 아쉬운 표정으로 학원으로 돌아가는 형아들을 바라보다 이내 아빠에게 그네를 타자고 제안을 하셨다.
그네를 타고 있는데, 조금 어려 보이는 한 친구가 널이터 근처에 나타나셨는데, 곧장 다시 집으로 가시려고 하는 모습을 보곤, ‘아빠, 자 친구는 왜? 놀이터에서 안 놀아?’ 라고 물어보신다. 아마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인가봐 라고 했는데..... 그 아이가 놀이터로 온다. 그네를 타고 싶은 것 같아 자리를 양보해 줬는데.... 갑자기 아이가 그 친구에게 말을 거신다. ‘이거 그넨데, 나 이렇게 탄다’ 그 친구 아빠는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짓고 만다. 그러다 그 친구가 그 친구 아빠에게 딸기를 사달라고 한 모양이고 그걸 아이가 들었나보다. 아이가 갑자기 놀이기구 밑에 딸기 그림이 있는 곳으로 가면서 ‘딸기 여기 있어!’ 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그 친구 아빠는 그 친구에게 ‘어? 맞네, 저기 딸기가 있네’라고 말을 했는데, 그 순간 그 친구는 아이가 간 그 딸기 그림쪽으로 가서 둘이 놀기 시작한다. 함께 통하는지 마는지 모를 서로 그 단어가 그 단어인지 모르면서 대화를 한다. 서로 딴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서로 이해를 하는 걸보니, 말을 이해했다기 보다 서로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인 듯.. 미끄럼틀, 그네, 뛰기, 개미 찾기, 비들기 따라가기 등을 신나게 같이 하신다. 아빠와 그 친구 아빠는 이걸 어찌해야할지 몰라 그냥 지켜만 본다. 아빠가 아이들 노는 걸 보고 있으니, 그 친구 아빠는 휴대폰을 보시고, 그 친구 아빠가 아이들 노는 걸 보곤 난 또 딴 짓을 하고... 서로 인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당번 교대하듯...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아이가 배고파지면서 졸리면 안 되기에, 집에 가자고 했는데, 안 가고 계속 노시겠단다. 그 친구도. 그래서 밥을 먹어야 힘이나고 잠을 자야 안 피곤해서 또 놀 수 있다고 하니, 그 친구를 또 못만날꺼라며 지금 놀겠단다.... 하.. 이 뭐지? 다행히 그 친구도 같은 곳에 살고 있다고 해, 내일 또 놀이터에서 볼 수 있다고 설득하는데, 그 친구 아빠도 그 친구에게 내일 또 오자며 지원을 해 주신다. 아! 이렇게 고마울 수가.. 뭐 그렇다고 인사를 한 건 아니다. 그래서 미심쩍으신지 꿈쩍도 안 하시길래.. 달래면서 살짝 안아줬더니, 거부하지 않으신다. 아마 본인도 살짝 졸리고 배고프셨던 듯.
아이가 처음 본 다른 아이와 그렇게 잘 노는 걸 처음 봤고, 해어짐을 아쉬워하는 것도 처음봤다. 아마 지난 주 놀이터에서 아이와 놀아줬던 친구를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엄마아빠가 그 놀이터를 안 가서 못 만난게 아쉬웠고, 이번에도 그럴꺼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사실 내일 만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니니 못 만날 수도 있겠지만, 지난 주 친구는 어디 사는지 모르기에 다시 만날 가능성은 희박한데 반해, 오늘 만난 친구는 그래도 가까운 것에 사신다니 그 가능성은 더 높겠지?
그 동안 아이가 다른 아이와 잘 안 어울리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하나보다 했는데, 그건 아닌 듯.....또 살짝 아이가 다른 아이와 노니 아빠한테 나름의 자유 시간이 주어져 좋은 것 같기도한데, 살짝 이제 아이가 엄마 아빠가 아닌 친구와 노는 걸 배우는 것 같아 좋긴한데, 아이와 많이 놀지 못해온 아빠는 또 같이 널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아쉬움도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