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8.
아이가 식사 시간에 음식을 입에 넣고 씹지 않는다. 여러 번 이야기를 해도 달라지지 않는 습관이다. 엄마는 몇 번 더 이야길 했고, 아이는 듣질 읺았다. 결국 엄마가 아이의 그릇을 치우는데, 아이는 의자에서 일어난다. 위험해 보여 가서 말없이 아이를 안았다. 엄마는 화가 나셔서 아이의 밥을 버렸고, 아이는 아빠를 거부하고 엄마 다리에 매달려 운다. 엄마가 뿌리치는데도 떨어지지 않으려한다. 화를 내고 뿌리치는 엄마한텐 매달리는데.....
달래주려고 안아주려는 아빠는 없는 사람이다. 엄마한테도 그 순간 남편이란 존재는 없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그래왔던 일이다. 그 땐 그냥 그게 아빠의 역할이라고, 그냥 상황이 정리되길 기다리는게 역할이라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니 당연한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와 아이에게 남편과 아빠는 그저 필요할 때만 있으면 되는 생활용품 수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상황에서 뭐라도 하고 싶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고 있다고 없는 사람 취급 당하는게 당연하나? 엄마도, 아이도 그 순간엔 아빠가 필요 없다는게 서글프기도 하고 이게 가족의 모습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게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삶은 뭘까? 존재란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라는 끝없는 고민을 하지만 하루하루 허덕이며 살아가는 상황에서 깊이 있게 고민하지 못하고, 욕심만 앞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잠시 잊어버리고 있다가 문뜩 그걸 알게 되는 순간, 그 역량을 키울 생각은 안 하며 욕심을 부리고 있는게 아닐까 하다가 뭐 꼭 역량을 키워야하나 싶다가도 어떻게든 살아가려면 뭔가라도 해야하는데.... 그러다보면 다시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라는 근본적 물음에 빠지게 되니....
근래 일터에서도 직간접적으로 불편한 상황이라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적어도 지금 현재 나는 아내나 아이에게 너그럽지 못한 성숙하지 못한 존재, 그래서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 필요할 때만 있으면 되는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아.... 아프다.
엄마와 아이가 나를 위로하고 싶어도 그 행위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편과 아빠가 더 어려워지겠지..... 결국 내가 원하는게 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