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18.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조금 이른 아침부터 옛날에 살았던 동네를 갔다.
아이는 아직도 그대로 있는 집(가게), 없어진 집에 대해 물어본다.
없어진 집 중에는 분명 지금 장사가 잘 안되어서인 경우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자주 바뀌는 자리에 있는 집들이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오히려 그대로 계속 있는 집들이 생각보다 많아 살짝 놀랐다. 언론에서 어렵다 어렵다하는데, 이게 또 아닌 건 아닌 거 같지만 또 내 눈 앞에서 그대로 있는 집들을 보면, 견딜만한 가 싶기도 하고...
아이에게 그대로 있는 집은 아이가 다시 오면 반갑게 인사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거 같다고 했더니, 그 말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길을 가는 동안 자기가 기억하는 그대로 있는 집들을 보면, 왜 그대로냐고 묻는다. 답은 같아야 한다. 아이를 반갑게 맞아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아이는 카페가 지겨워졌는지, 카메라가 있는 공원을 가자고 하신다. 아빠는 아이가 공원을 가자고 한다고 생각하고, 예전에 종종 갔었던 어린이공원으로 갔다.
더운 날 자전거를 밀며 헥헥거리며 도착한 공원입구에서 아이는 ‘여기 아닌데?’ 우리가 왔던 공원이 여기라고 했지만, 아이는 여기 아니라며 카메라가 있는 공원이라고 한다.
카메라? 공원? 음... 주차장쪽에 있는 공원인가? 알겠다고 하고 그 공원으로 갔는데, 거기서도 여기가 아니라고 하신다? 어디지?
아무리 생각해도 카메라가 있는 공원이 어딘지 모르겠어서, 다시 물어봤지만, 아이의 대답은 한결같이 ‘카메라가 있는 공원’이다. 옆에서 엄마가 혹시 놀이터 아닐까? 하며 가보자고 하신다. 아이가 옛날 동네에서 걸어서 다녀본 공원은 방금 전까지 들렸던 두곳이 전부인터라 다른 곳을 떠올릴 수 없었다.
놀이터 근처에 도착하니, 아이가 ‘맞어 맞어’ 한다. 놀이터였던 게다. 아 이런, 두 곳의 공원을 다니며 땀을 쏟아내고 헉헉거린 아빠는 허탈, 애초부터 여긴 줄 알았으면 얼마 걸리지않는 거린데.....놀이터가 두 곳이 있는데, 햇빛이 없는 쪽으로 갔더니, 여기가 아니란다. 마침내 도착한 놀이터에서...... 아빠는 카메라를 찾아보지만 안 보인다. 뭐가 카메라인거지? 자전거에서 내린 아이가 간 곳은 모형 망원경이 있는 배를 흉내낸 놀이기구다.
아이에게 그 망원경이 카메라였던 거다. 하.. 거의 1년 전에 잠시 놀았던 곳에 대한 기억이 있다니... 기억할께 많지않아 잘 기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와 가끔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아이와 소통이 잘 되는 건 아닌가보다. 오늘도 뭔가 설명하기 힘든 요구 사항이 생기거나, 졸리거나, 배고프거나, 뭔가 도움이 필요해지면 옆에 아빠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엄마를 찾으신다. 엄마는 아이가 어떤 걸 원하는지 아빠보다 훨씬 잘 아신다. 그걸 아이도 알고 있으신거고...뭐 그래도 아이는 아빠에게 내일 일하러 가지말고 내~일 일하러 가라고 하신다. 내일은 정말 내일이고, 내~일은 내일모레, 내~~일은 글피를 의미한다. 일요일에 잠시 갔다와야한다고 했더니, 내일은 자기와 놀고 내~일 가라고 하니 기분은 좋다. 어쨌건 아이에게 아빠도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 중 하나인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