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
늦은 퇴근, 차에서 내리자마자 할아버지께서 폐지를 정리하고 계신 모습을 마주했다.
이 늦은 시간까지 폐지를...... 마침 손에는 사과 네다섯개가 있었다. 조용히 다가가 드시라고 드렸는데, 몇 번 거절을 하시길래, 괜찮다고 그냥 드시라고 두고 왔다.
전에 낮 시간에 간혹 뵙기도 했었는데, 정말 조용하시다. 다른 사람들에게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지이신지, 기운이 없으신지는 모르지만...
아직 날이 덜 차다지만, 그래도 초겨울인데 장갑도 없으신 듯... 여분의 장갑 들고 다녀야겠다. 어디 사시는지도, 언제 만날지도 모르지만, 혹 다시 마주쳤을 때 드려야겠다.
큰 건 아니라도 그냥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만큼만 이웃과 함께 살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