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9.
어젯밤 아빠와 신나게 불을 끄고 있었다. 프랭크, 앨리스, 에어 친구들이 다 모였고, 로이, 앰버, 핼리 친구까지 모두 모여서 열심히 붙도 끄고 아픈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주고 있던 찰나......
‘이제 그만하고 자야해요, 잘 시간이에요’
엄마 목소리에 아이는 잠깐 멈짓......하더니, 못 들은 척 패트 친구와 폴리 친구를 소환하신다. 아빠는 하던 놀이를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는데....
‘자~ 책 골라요’
아이는 자리에 앉아 끔쩍도 안 하신다. 아빠가 엄마의 표정을 살펴보니 더는 양해가 어랴울 듯하다.
‘우리 친구들한테, 내일 아침에 다시 올꺼니까 지금 자리에서 꼼짝하지말고 기다리자고 할까?’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또 다른 소방차와 경찰차를 꺼내면서...
‘그런데, 친구들이 밤에 다~~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떻해요?’
‘아빠가 잘 이야기할께요, 친구들! 아침에 아빠랑 같이 다시 올꺼니까 어디 거지 말고 여기 꼭 있어요’
‘친구들아 어디 가지말고 있어, 내일 아침 일~~~찍 올께’ 그리곤 책을 고른
후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아빠! 친구들이 기다려요!’
피곤하긴한데, 어제 한 약속이 있으니..
‘음, 친구들이 잘 있나 보러갈까요?’ 하고 일어나 나갔다. 어제 다 끄지 못한 불을 끄고, 사람들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후 아빠와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이가 냉큼 냉장고로 가 엄마가 만들어주신 요거트를 꺼내, 아빠에게 열어달라도 하시며 얼굴에 미소와 기대가 한 가득이다. 그런데, 요거트에 숟가락을 낳는 순간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물을 보이시고 투정을 부리시기 시작한다. 뭐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빠는 잠시 멍.... 엄마는 익숙한 듯 하던 일을 계속하신다.
아빠가 아무리 물어봐도... ‘으응 으응 어어, 어어’ 무한 반복이다. 슬쩍 안아주면서 화제를 돌려보려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다시 ‘으어으어.... 으어어어... 아아’ 아빠가 무슨 말을 하던 도리도리하며 으허으허다. 아이가 진정되면 말할까 싶어 그냥 안아주고만 있다가 괜찮아진 갓 같아 다시 말을 하니, 다시 흐엉흐어엉 흐어어어다. 엄마를 살짝 봤더니 웃음을 참으려 애쓰고 계신다. 역시 아빠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 아빠에게 안겨 있는 걸보면 아빠한테 짜증이 난 건 아닌 듯 한데, 아빠가 무슨 말을 해도 흐어어어만 하니.... 말을 못하시는 것도 아니시고.....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드디어 엄마가 나서신다. 결론은.... 얼려진 요거트를 기대하고 숟가락을 넣었는데 물컹했다는 거다. 어제 엄마랑 내일 아침에 얼린 요거트를 먹기로 했는데, 그 약속이 어긋난 거다. 엄마는 아이가 요거트를 꺼내는 순간 예상을 하신 듯.... 이야기나 좀 해줬으면 당황은 안 했을텐데...
한 두시간 후 얼려진 요거트를 먹는 것으로 합의하셨는데, 웃기는 건 그 약속을 하기 전에 엄마 품에 꼭 안겨서야 이야길 시작하셨다는 거다. 아빠한테 이야기하면 아빠도 알아들을 수 있다고요... 이 아이야..... 그렇게 열심히 같이 놀았으면서... 아이 기준엔 아빠와 할 이야기와 엄마와 할 이야기가 다른 건지, 그냥 그 동안 투정을 부리고 화해하는 걸 엄마와만 해서인지...
그래도 좋은 건, 얼마 전까지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해’ 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도 엄마에게 ‘사랑해’라고 할 때, ‘아빠는?’ 하고 아빠가 말해도 듣는 둥 마는 둥, 때론 알면서 장난으로 말하지 않았었는데, 어제는 갑자기, ‘아빠 사랑해요’ 라고 하는 거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