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필요한 능력은?

2021.1.4.

by 채널 HQ

새해 3일을 아이와 놀았다. 뭔가 색다른 놀이꺼리를 찾아야하나 고민만하고 그냥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따랐다. 주도권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연기와 반응이 좋은 관객. 어떤 놀잇감도 필요하지않았다. 아이는 여러 역할 놀이를 함께할 사람이 필요했고, 자신의 노래와 공연에 열광하는 관객, 그리고 간혹 안아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듯.


책을 읽어줄 때도 그 역할에 맞는 목소리와 몸짓...연기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책 읽기를 마치고 나면 아이는 책 내용으로 역할극을 시작하시고, 간혹 응용도 하셨다. (책 내용이 조금 거슬리는 부분도 많았다. 아무란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데, 그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이 나중에 보면 장난으로 그랬다는 류의 이야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 책을 이렇게 만드시는지..... 아이 몰래 버릴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


노래를 부르시긴 하는데, 본인이 가사를 잘 모르는 부분에선 흐물흐물 하면서 아빠를 쳐다본다. 아빠가 아는 노래일 땐 같이 불러주는데, 자기가 아는 가사들이 나오는 순간 아빠에게 쉿! 하라고 하신다. 그러다 아빠도 모르는 노래가 나오면 그냥 자기 마음대로 가사를 만들어서 부르기도하는데, 간혹 그럴싸하기도 하니 관객노릇하는 것도 재밌다.


긴 시간 놀다보니, 아이의 감정 기복을 보게되고 잘 놀다가 갑자기 을음을 터트리시는데.... 이유를 모르는 아빠는 안절부절, 또 저러네 하시는 엄마는 여누만만.... 아무도 모르는 울음의 이유..... 그리고 안아주면 조금 있다 헤헤.... 아마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라는 것이었을지도... 엄마말에 따르면, 간혹 역할 놀이를 하다 자기 감정에 자기가 심취하기도 한다고, 실컷 울다가 책 속 아이가 아프겠다고 호호 해줘야한다고....


그렇게 아이랑 놀다보니, 어느 덧 아이는 아빠 곁을 떠나지 않으신다. 물론 잠도 안 자려고 하시고,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선 엄마가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엄마!!!!!’하고 엄마를 찾아나서긴 하시지만...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 필요한 건, 새로운 놀잇감, 책, 도구가 아니라.... 아빠의 연기력, 노래가사 기억력, 열열한 팬이자 관객력, 그리고 잘 안아주는 아빠다.


오늘 퇴근이 조금 늦었는데, 아이는 아빠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고 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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