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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Dec 30. 2020

나를 기억하는 세상

2020.12.30.

옛날 그 당시 벌어진 일을 있는 그대로 또는 그 때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남겨뒀던 발자취... 잊혀진 기억일지, 잠시 뒤로 미뤄놓은 기억일지, 애써 외면하고픈 기억일지는 시간이 흐른 뒤 알 수 있게 되나보다.


메일을 정리하면서 거의 하루를 보낸 듯하다. 10년도 훨씬 전부터 기록한 또는 기록당한 나를 보면서 한편에선 대견하고 한편에선 한 없이 부끄럽고 한편에선 가슴이 따뜻해지고 한편에서 아프고..... 한편에서 아쉬움....... 이 드는 걸보니, 아직은 그래도 뭔가는 남아있나보다.


그 때 그 때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살았던 듯하다. 더 깊이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못한 날도 많겠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긴 호흡으로 보면 그랬다. 난 기억도 나지 않는 나의 삶을 기억하는 세상, 종이에 쓰기라는 형태였다면 어느 순간 내 옆을 떠났을 그 기억들이 지금, 내가 다시 그 기록을 찾아 기억을 되살리고 그 때 그 감성을 느끼고 있다. 그 때 그 사람들에 대한 기억도....


지금부턴 한해를 마무리할 때, 그 한해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그냥 쌓아두기만 하는 것도 나쁘지않겠지....만.


한 때 일하던 곳에서 퇴사를 했지만 그곳에서 말하는 제안서를 계속 해줬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게됐다. 하지만 기억 속에는 없다. 그리고 그 곳을 떠난 후 후임으로 오신 분과도 연락을 했었는데, 어느 날 그곳의 임원이 다시 일하자는 제안을 했고 난 거절을 한 후 그 후임에게 조심스럽게 그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그곳에 다시 갔다면 지금과 또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만, 난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그 순간 내 위치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비록 매일은 아니었겠지만....


정말 미친 듯이 제안서를 들고 이곳저곳을 찾아다니기도 했었다. 성공한 건 몇 개 없었지만 그래도 내성적인 내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긴건지.... 그 땐 정말 간절했다. 지금도 그 일을 멈추게 된 것이 가슴 이플 정도로 미쳐있었던 것 같다. 다시보니, 방송도 많이 나갔는데, 그 땐 왜? 그걸 모르고 조급했을까... 하지만 그 때 사람들이 지금도 나의 삶에서 중요하뉴사람으로 남았으니, 열심히 산게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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