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를 못 보다
21.12.7.
어제 퇴근길, 우리는 차창밖에서 반짝이는 불빛, 분수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반짝거리는 불빛을 봤다.
아이는 ‘어? 크리스마스트리다!’
‘다음에 어두워지고 시간이 되면 우리 보러갈까요?’
‘언제요?’
‘’아빠가 조금 일찍 퇴근할 수 있을 때?’
오늘, 아이에게 크리스마스트리를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시간을 냈다. 아이에게 오늘 크리스마스트리를 보자고 했더니, 신나게 걸어가신다. 트리가 눈에 보일 때쯤…… 어? 아직 불이 인 켜져있다. 아.. 아직 6시가 아니어서 안 켰나?
‘우리가 걸어가다보면, 불이 들어올꺼에요’
하지만 6시가 되어도 불은 들어오지 않는다. 뭘까? 혹시 문제가 생겼나?
5분쯤 기다리다가 전화를 했다. 거기서도 내용은 잘 모르신다고 조금 더 알아보고 연락을 주시겠다고 했다. 혹시나 해서 더 기다린다.
10분이 되어도 안 커지는데,
‘더 기다릴까요? 그냥 갈까요? 더 기다리면 우리 퇴근버스 못 타고 밖에서 서서 가야할지도 몰라요’
‘뭐 타요나 로기나 가니나 라니 타지 뭐’
배도 고프시고 목도 마르실텐데, 망설임 없이 기다리신단다…
아빠가 날을 잘 못 잡아서 아이가 실망하고 짜증을 내시면 어쩌나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내일 점등식을 하는데, 어제는 시험삼아 켜 본거라고 하네요. 오늘은 안 들어와요’
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머리를 굴리며 이렇게 저렇게 말을 하는데, 아이가 순순히 인정하신다.
‘삼촌이 고장 났다고 해요?’
‘응 고장은 아닌데, 오늘 말고 내일 부터 한데요’
‘어제는?’
‘시험……’
시간을 보니 아이를 안고 뛰면 버스를 탈 수 있을 듯해, 일단 안고 뛰었다.
버스에서 아이는 덤덤하게… 무표정하게… 괜히 아빠가 확인도 제대로 안하고 설레발을 쳐서 아이 마음만 상하게 했나 싶다.
아이는 별말은 없지만 계속 뭔가 아쉬움은 남는 듯한 표정을 잠시 짓더니,
‘배고프고 목 말라요’
예상을 하고 준비한 토마토 쥬스덕분에 무사히 퇴근을 한다.
다행히 내일 점등식을 한다고 하니, 내일 또 조금 일찍 나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