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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Mar 05. 2024

처음으로 친구집에 갔다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충분히 기다리기 연습

개학 첫날, 여전히 어리기만한 아이가 제대로 교실은 찾아갈지, 같은반 친구들과 잘 지낼지, 선생님과는 잘 맞을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아침을 보냈는데,


하교길, 아이는 엄마에게 제대로 인사도 안 하고 친구와 서로 웃으며 이야길 나누시며 길을 걸으셔서….당혹스러우셨다고.. 그런데, 집에 거의 다 왔을 때쯤.. 둘이서 같이 놀자, 시간이 조금 남는다, 우리집에서 놀자, 동생 어린이집 갔다와서 지금 집에 엄마 있을꺼다…. 뭐 이런 이야길 나누시더니…..


친구 엄마는 친구 말대로 동생과 함께 집에 계셨고, 두 아이의 말을 듣곤 흔쾌히 허락하셨다. 다만, 1시간 정도만. 학원을 가야하기 때문에.


처음이다. 스스로 친구와 이야길 나누고 스스로 판단해 친구집에 가겠다고 하고 진짜 친구집에 가서 엄마아빠도 없이 시간을 보내는 거.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하고 대견하기도하면서도 또 친구나 친구부모님께 폐는 안끼칠지 걱정도.. 그러면서, 아이들은 정말 순식간에 훌쩍 큰다는 거, 아이들은 생각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거, 아이들은 조금만 참고 지켜봐주면 스스로 방법을 찾고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거


그래서 실수해도 못해도 친구와 다퉈도 그냥 스스로 해결해 볼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게 더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꼭 잘했다는 칭찬이 필요하기보단, 잘 할 수 있을꺼란 독려보다, 그냥 옆에서 뒤에서 스스로 방법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주기를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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