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다

by 채널 HQ

늘 한 발짝 느렸다.

나는 친구들의 방황을 보며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 두 해 정도가 지나 친구들은 나의 방황을 감싸주며 보둠어주기도 했지만, 그 땐 몰랐다. 그 고마움을.


어느 순간 내가 친구들보다 늦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내 주위엔 친구들이 얼마 남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 누구와도 거리를 두게 됐다. 심지어 가족에게도.


사회에서 어른이라고 부르는 시기 역시 나에겐 늦게 찾아왔다. 내가 원하는 싦을 살겠다며 그 때 그 때 마음가는 일을 했다. 그런 삶이 너무 좋았다. 나의 과거를 잘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치열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지만, 늘 그 마지막은 나로 인해 급히 다가오고, 그 삶은 또 나에게서 멀어져 버리곤 했다. 난 나의 그런 삶이 싫지 않았고 난 그저 계속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만을 원했었다.


친구들은 직장을 갖고 물질적 안정을 이루어 가고 있었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도 그렇게 할 수도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그게 뭔가 멋있는 삶이라는 그런 마음에.


그러다 한 10여년을 한 가지 주제에 빠져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 과정에서 지금 내 옆에서 날 응원해주는 동반자를 만났고, 이 친구는 내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그날 그날의 삶을 살아가는 느리고 느리고 느린 삶을 사는 것을 알면서도 내 옆에 계속 있어주었다.


아마 이 때부터 였을지 모르겠다. 한 발씩 한 발씩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오로지 나 때문이 아니고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더 많은 기븐 좋음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 내 옆에는 나를 웃음짓게 하는 두 사람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은 어린 시절 나처럼 친구들보다 조금 느리다.


하지만.


한 발씩 늦었던 내 삶이, 그렇게 나쁜 것도 후회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내가 느린게 아니라 사회가 조금 더 빠름 걸 원했고 난 그걸 거부했었던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조금 느린 그 한 사람이, 그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잘 헤쳐나갈 수 있게, 그렇게 응원하고 지지하려고 한다.


쉬운 삶이 아닐테지만, 좋은 일, 나쁜 일, 기쁜 일, 슬픈 일, 화나는 일, 힘든 일도 있겠지만,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태어난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하기에, 난 그저, 내 부모님처럼, 그 한 사람을 믿고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하려고 한다. 슬프면 슬픔을 달래주는게 아니라 같이 눈물 흘리고, 난관을 만나면 그저 옆에서 응원하며 지켜보려한다.


그런데, 아마 쉽지 않을꺼라고... 니보다 한 발짝 먼저 살아가는 친구들이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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