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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 HQ Apr 05. 2020

남의 글 쓰기

내 글쓰기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방식이 있다.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써야한다고 많이 들었지만, 난 그렇게 쓰지도 못하고, 그러고 싶은 미음이 크지는 않은 듯하다.


이런 난, 적지않은 기간동안 남의 글을 쓰고 있다. 간혹 내 이야기 마저도 남의 글인양 써야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다.


그나마 이 곳이, 내 방식의 글쓰기, 읽는 이를 배려하기보다 내 속에 꽉 찬 무언가를 내보내기 위해, 오로지 나만의 방식으로 내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다.


현재 26시간을 깨어있는 듯 하다. 날카로와졌을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의 의미없는 몸짓과 일상적 말까지도 칼이 되어 날 찌르는 것 같다.


남의 글을 쓰며, 사람과 그 사람이 한 일을 구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금 나와 같이 일하는, 남의 글을 쓰는 그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마도 내 생각구조가 독특하기에, 글쓰기 방식이 엉성하기에 발생하는 일이겠지만, 이또한 그럴수도 있지라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은 쉽지 않다.


어쨌건 난 지금 내 글, 내 방식이 아닌 남의 글, 남이 원하는 논리구조, 남이 원하는 방식의 글을 써야하기에, 그러고 싶지 않다고 세게 거부하는 내 자신을 억눌러야만 하는 상황이기에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할 뿐이다. 다행인 건, 이런 상황에 이제는 옛날과 달리 그냥 이런 글쓰기로 풀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는 걸지도.


언젠가 내가 정말 맘에 드는 글을 만나 적이 있다. 그런데, 난 그글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지금 읽는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그 글이 마음에 들었던 건, 그 글의 내용이 아니라 그 글을 읽으며 내 자신이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글도 있구나, 그것도 마구잡이로 쓴 글이 아니라 출판까지 되는 소설이라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었던 것 같다.


그래, 이렇게 또 난 내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며 오늘도 내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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