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아이

2020.5.24.

by 채널 HQ

#아침

‘아빠, 배 아야 아파요’.... 깜짝 놀라 깼는데, 이미 옆에서 청진기를 몸에 장착하시고 나머지 병원 놀잇감은 타요 자동차 안장에서 하나 둘 꺼내기 시작하신다. 아빠 배가 엄청 아파야하는 상황이다. ‘가슴에서 무슨 소리가 나나 들어보겠습니다..... 음, 아이스크림을 4개나 먹어서 배가 아픈 거 같아요, 하나만 먹어야하는데...’ 억울하다. 난 근래에 아이스크림을 먹은 적이 없다..... 아이는 어제 집에서 만든 과일즙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다. 하나 더 먹겠다고 했지만 차가운 걸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 있다며 거절했었는데, 반나절이 지나니 내게로 돌아오는..

(아이는 아토피, 유제품, 밀가루,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 시중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한다.....그래서 엄마 아빠 모두 아이스크림을 못 먹는다)


#비

전날 돗자리도 찾아놓고 공원 산책을 준비했으나 비가 주르륵......... 킥보드도 연습하려 했지만.... 아쉽지만 역시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즐거움을 찾아내시는 능력이 있으신 듯. 좁은 거실에서 킥보드를 타신다...... 뭐 안전해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1층으로 이사 온 보람도 있고..)...


#이발?

오후에 하기로 했던 머리깍기. 오전에 한다. 아이에게 이 시간은 좋아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해서 무척 기다린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돌아오는 머리깍는 시간, 영상 보는 시간.

아이가 이미 미리 준비를 다 해놓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받침대, 패드, 의자..... 이제 능숙해진 엄마의 이발 기술(아이와 아빠 머리를 대상으로 지난 6개월 간 엄청난 실습을 하셨고, 나날이 기술이 느시다가 지난달 넘치는 의욕 덕에 아이는 아주 짧은 머리를 해야했고, 아빠는 그나마 그다음 순서라 조금 덜 짧은 머리를 했던...)로 빠르게 마무리됐다. 이제 아빠와 샤워 시간인데, 영상이 아직 안 끝난... 영상을 보면서 샤워를 할 수 있다니.... 영상에 푹 빠지셔서 물이 몸에 뿌려지는 것도 그냥 넘어가 주시고, 심지어 머리에 물이 닿는 것도 용납해주시니....


#아이와 스마트폰 영상, 그림책

우리는 아이에게 스마트폰과 영상을 가능하면 안 보여주는 편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그 유혹을 참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건 아이는 어차피 엄마 아빠가 영상을 보여주는 시간은 손톱이나 머리를 깎을 때, 그리고 일주일에 딱 한 번 정해진 시간 외엔 없다는 걸 잘 알기에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간혹 식당에서 다른 이이들이 스마트폰 보는 걸 옆에서 보긴하는데, 딱히 떼를 쓰지는 않는다. 대신 어디서든 영상이 보이는 일단 집중. 물론 이제 그만보고 가자 그러면 그냥 간다. 습관인 듯. 영상으로 교육 시킬 수 있는 게 많다고는 하는데, 그냥 우리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자고 이야기하고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그림책 글과 상관없이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같이 이야기를 만들다보면, 생각보다 재밌다.... 하지만 지루할 때도.. 아이의 무한 반복, 그리고 간혹 무슨 이야길 했는지 엄마 아빠는 잊어버렸는데, 아이는 기억하고 그게 아닌데? 할 때......일관된 이야기를 해야하니 싶다가도, 미안 잊어버렸네 하고 만다.


#밥먹을 때 잘래

아이는 낮잠을 포함 잠자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신다. ‘잘 때 놀고, 밥 먹을 때 졸려’ 간혹 아이가 하는 말인데, 오늘 갑자기 밥을 먹다가 이불을 달라고 하신다. 엄마 무릎위에 눕길래 혹시나 해서 자장가를 틀었는데, 엄마 아빠 모두 효과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엄마는 ‘그냥 조용한 음악 들으며 밥 먹는다고 생각하자’ 라며 부정적 의견을 적극 표시하셨는데............ 효과가 있았다. 물론 자장가의 효과인지, 어젯밤 잘 못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인지는 모르겠으나...........이내 곧 잠이 들었다. 정말 어랜 만에 아이가 스스로 낮잠을 청하신 기념해야할 날...


#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나신 후 몸이 근질근질하신 듯, 일주일 아침마다 주말에 가자고 하셨던 카페를 가, 궁금해하던걸 아빠가 대신 물어본다. 자기가 궁금한데, 왜 아빠를 시키시는지..... 조금 비싼 자몽차를 드신 후 저녁 재료를 구하러 간다. 세상 즐겁게 아빠 엄마 손 잡고 걸어간다.


#잠자기 전

큰고모랑 영상통화를 하는데, 내일 어린이집에 가시겠다고 선언하셨다. 엄마 아빠에게는 수목금만 약속하셨는데, 미리 언질도 주지 않으시고 큰고모에게 월요일 등원을 발표하셔서... 무척 기뻤다. 내일 왜 어린이집을 가야하는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이...... 근데, 조건이 있었다.... 엄마랑 가는 조건. 아.. 이거 내일 아침 아빠 일찍 깨울 듯.. 아빠도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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