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6.11.
조심성이 많은 아이는 자기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 아빠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킥보드를 사는 것도 천천히 했고, 아이 역시 아직 킥보드에 적응을 하지는 못하신 듯.
아이는 길에서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네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유심히 보곤 한다. 하지만 사달라고 조르거나 갖고 싶다는 이야길 하지는 않는다. 어느 날 다른 아이의 킥보드를 타보고 싶어 해, 저렴한 킥보드를 사 줬으나..... 방치되고 있다. 뭐 타고ㅠ싶으면 그때 타겠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며칠 전 중고시장에 네발 자전거가 싸게 나왔고, 판매자가 같은 공간에 살고 있기에 겸사 사주기로 했다. 물론 엄마의 결정을 통보받은 거지만.
퇴근길 집 앞에서 아이가 네발 자전거를 타고 있다. 힘겹게 페달을 밟기는 하는데, 안장이 높아서인지 자꾸 발이 떨어지고 아직 다리 힘이 부족한지 앞으로 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 표정은 너무 해맑고 진지하다. 뭔가 새로운 기구인데, 나름 안전성도 있으니 마음에 들었나보다. 집에 와 안장을 키에 맞게 낮춰줬는데, 기어코 거실에서 한 번 타보겠다고 한다. 하지만 좁은 거실에선 직진만 가능하다보니 자꾸 도움을 요청하신다. 조금 타다가 내려서 이제 자전거를 유심히 관찰하신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이 궁금한 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하니 좋다.
한 참이 지난 후 아이는 배가 고프다고 스스로 간식을 꺼내온다. (오늘 자전거를 받으러 간다는 이야길 듣고 저녁을 서둘러 먹었다고 한다.)
조심성이 많은 아이, 킥보드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지만, 네발 자전거에는 곧 익숙해지려나? 뭐 아니면 어쩔 수 없고... 꼭 킥보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은, 물건에 기쁨을 등치 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무리한 우려겠지? 아이가 물건이나 소비를 통해서만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지 않기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