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는 첫사랑이 있듯이.

kick the bucke (2)

by 민희
치앙마이 첫날, 레지던스 체크인 전 거리를 걷던 내게, "치앙마이에 온 걸 환영해!"라고 속삭이는 듯 했다.



양동이 안에는 이루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계획들이 있다. 그 안에도 순위가 있고, 그중 가장 이루고 싶었던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계획하게 되었다.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가장 첫 번째 스텝은 '퇴사'였다. 현대인에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쉬운 과제가 아닐까.


첫 직장에서 오래 일할 계획은 없었다. 워낙 뭐든 잘 질려하는 성격 탓에(그냥 다양한 걸 도전하길 좋아한다는 성격이라 말할 수 있다) 2년까지만 생각했다.

직장인에게 홀수 연도가 가장 퇴사 생각을 하게 한다던데, 1년이 채워지기 3개월 전부터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무조건 1년은 채워야 한다는 자존심 때문에 어떻게든 버텨나갔다.


여기서 고민은 딱 1년 차에 퇴사할지, 깔끔하게 올해까지 할지였다. 1년 차면 2024년 7월이었고, 올해라면 2024년 12월이었다. 1년 채우고 5개월을 더 근무할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왜 5개월을 더했는지 모르겠다. 아마 과거에 내가 버틸 힘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기독교인으로서 종교의 힘이 팔 할이었다).

또한, 그도 그럴 것이 2024년 하반기에만 여행을 3번 다녀왔다. 2024년 7,10,11월..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다.


회사에 퇴사 의사를 전달한 후부터 왠지 모르게 일을 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너무 가벼워진 탓이다.

그렇다고 더 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 후부터 본격적으로 한 달 살기 일정을 계획했다. 마음 같아선 퇴사 다음 날인 1월 1일에 당장 떠나버리고 싶었지만, 새해에는 가족들과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한 달 살기를 가기 전에 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1월 중순으로 미루게 되었다.


여기서 웃긴 에피소드는, 고작 한 달 떠나면서도 마치 1년은 떠나듯이 친구들과 인사하기 위해 약속을 잡고, 이곳저곳 병원에 다녀온 것이다. 계획은 한 달이지만, 무의식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늘 가족과 친구들에게 입버릇처럼,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선포 아닌 선포"를 했다.


결국 계획한 내 여행 일정은 1월 17일 출국, 2월 20일 입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