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는 작은 도시로 한국의 한적한 시골이 떠오르는 곳이다. 이곳에선 대중교통보다 오토바이가 더 유용했기에, 나와 지인은 오토바이를 대여했다. 사실 오토바이 대여비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렴한 여행을 원했기에 오토바이 중에서도 가장 아담하고 값싼 것으로 선택을 했다.
계획에 없던 오토바이를 빌린 것은 이번 여행의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 바람을 거닐며 치앙마이 이곳저곳을 마음껏 다니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만큼 즐거웠다.
지인과 나는 이왕 온 것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곳은 한 번 가보자며 ‘도이수텝’이라는 큰 사원에 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높이 1천 677m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전망이 좋은 사원으로 불리는데, 차나 오토바이로 약 20~30분을 타고 올라야 도착할 수 있다.
막상 출발을 하여 여정을 떠나는데 굽이굽이 된 길에 대한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첫째는 오토바이의 성능이 좋지 않아 오토바이 엔진이 터질 것 같은 걱정이 든 것이고, 둘째는 오르막길이 심하고 꼬불꼬불한 길 때문에 차선을 넘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점이었다. 쏭테우 차량 몇 대가 아무리 밟아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우리를 비웃듯 앞질러 갔다.
그때 옆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끌고 걸어 올라가는 백인 여성이 보였다. 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길고 높은 길을 어떻게 자전거를 끌고 온 것인지 대단하기만 했다.
“파이팅!”
지인은 큰 목소리로 여성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그때부터 걱정하던 것들이 조금씩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모든 상황이 그저 황당하고 재미있었다. 나도 소심하게 조용한 목소리로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주변을 가득 채운 자연에 집중하고 틈틈이 보이는 전망을 바라보며 열심히 길을 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도이수텝엔 멋진 전망이 있었다. 치앙마이는 미세먼지가 심한 편인데 운이 좋았던 건지 도시 정경을 감상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또한 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원이었기에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금박 사원 도이수텝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고요한 사원을 둘러보며 시원한 공기를 맡고 사원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 속도를 내지 않아도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오토바이에 브레이크를 잡으며 신나게 길을 내려갔다. 지인은 그 숲길 속에서 자유롭게 타잔처럼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
그 모습이 너무 웃겨 배를 잡고 웃었다.
가는 길에 올라올 때 만났던 여성이 자전거를 끌고 열심히 걸어가는 모습을 다시 한번 마주했다. 우리는 또다시 응원의 목소리를 내주었다.
“Fighting! almost there.”
그녀는 땀을 닦으며 살며시 미소를 비추었다. 나는 그 미소를 본 순간 그녀에게도 우리에게도 잊을 수 없는 여행이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고개를 들어 나무와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껏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진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