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갓 졸업을 앞둔 시점에 나는 커리집에 서빙 알바 면접을 보러 갔다. 이후 근무를 하게 됐고, 6개월간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풀타임 근무를 하면서 사장님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그야말로 글로 다 담지 못할 값지고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몇 년이 지나고 우연히 알게 된 지인의 창업에 함께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좋은 사람이기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즐겁게 활동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뮤니케이션의 문제, 의견 차이로 삐걱거리더니 서로 등을 돌렸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았다.
관계란 무엇일까.
고작 6개월을 함께 보낸 사장님과 지금까지 꾸준히 서로를 응원하고 생일을 축하하고, 눈빛만 봐도 따듯함이 묻어 나오는데
2년을 함께한 사람과 다시는 연락하지 않는 사이가 되고 서운함만 남긴 채 돌아서게 되었다.
몇 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매일 같이 봐도 나와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돌이켜보면 관계란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서로의 안녕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누구도 상처 받지 않고 타인으로 인해 행복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
내게 가장 감동적인 생일 선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매년 생일날 연락을 걸어온 커리집 사장님의 진심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는 오랜만에 만나면 걱정스럽게 묻는다.
"어머님은 요즘 어떠시니?"
"잘 계셔요."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일까.
세상에 정말 멋진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