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을 현실로 만든 오큘러스 이야기
VR 가상현실. 원작 소설로 영화화된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의 세상을 가상현실이 대중화된, 아니 그것을 넘어서 가상현실에 탐닉되기도 한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매우 비현실적이라 생각된 영화의 소재가 현실에 다가서고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 원작자는 현재의 VR을 체험하고서 미래가 자신의 소설보다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 인터뷰한다. 누가 이러한 비현실을 현실로 만들었을까?
19살의 나이인 팔머 러키는 오큘러스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페이스북에 3조 원 이상의 돈으로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어떻게 트레일러에서 홀로 연구하던 그가 기업을 세울 수 있게 될 수 있었을까? 오큘러스 기업의 전반을 담는 <더 히스토리 오브 더 퓨처>의 핵심을 관통하는 단어는 비전이다.
10대 팔머럭키는 VR세상의 실현이라는 비전을 품고 자신의 트레일러 안에서 홀로 연구에 몰두했고 결국 제품을 만들어 존 카맥이라는 거물부터 시작해 많은 사람들을 VR시대라는 비전을 품게 만들었다. 결국에는 마크 주커버그도 그 비전에 함께하게 된다. 진정한 비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이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에는 현실이 되된다.
그가 어떻게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을까? 나는 사실 <그릿>에서도 언급되다시피 흥미와 의미의 과정을 거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어린 학창 시절부터 자신의 흥미를 찾아서 엔지니어링에 상당히 몰두한다. 모드레트로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게 되고 그 안에서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드웨어를 개조하며 교류하고 성장한다.
그는 게임 콘솔 등을 개조하는 것에 주로 흥미를 가지지만 진정으로 의미 있게 세상을 바꾸는 것은 VR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것에 영감을 받고 비전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끈질긴 집념으로 자신이 발견한 비전을 위해 노력하게 되고 결국 19살 소년이 소비자용으로 가장 접합한 VR기기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다.
사실 팔머 러키가 비전을 실현할 수 있던 것은 집단의 연결을 통해서였다. 처음 그가 만든 엔지니어링 그룹 모드 레트로라는 커뮤니티와 VR의 현실을 위해 가입하게 된 MTBS3D 등에서 그는 학습하게 되며 자신에게 필요한 연결점들을 만들게 된다. 그의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게 된 게임 거장 존 카맥과의 만남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을 통해서였다. 우리는 집단을 통해 학습할 수 있으며 여러 다양한 기회와 경험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좋은 학습과 기회, 경험은 당연히 성공을 향한 가능성을 높히게 된다.
집단은 이렇게 계속해서 개인에게 새로운 운명을 지어주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읽었던 <운명의 과학>의 언급처럼 계속해서 집단은 개인의 예측 못할 선택의 영역을 넓히게 된다.
게임의 거장 존 카맥과의 만남은 브랜든 이리브라는 슈퍼 네트워커 CEO와의 연결을 만들었고 브랜든 이리브는 스타트업을 실현할 인재들과의 각종 투자사들, 투자자들과의 연결을 만들게 된다. 결국은 그 투자자들 중 한 명은 마크 주커버그와 연결되게 된다. 당신이 만나는 집단과 사람은 우리의 인생을 예측 못한 곳으로 뻗어 나게 한다.
나는 우리에게 인생을 정확히 결정하고 만들 수 있는 절대적인 의지와 힘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믿는데 그 방법은 당신이 접하는 집단과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팔머럭키가 3D 게임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된 순간, 브랜든 이리브와 오큘러스를 함께 경영허기로 결정한 순간 그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키를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예전보다는 언급이 덜 되지만 사회를 탓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사회를 탓하는 사람은 이 사회가 개인을 외면한다고 홀로 더 깊은 곳에 빠져들지만 비즈니스의 현장을 보면 실력자를 데려가려고 안달이 나있다. 브랜든 이리브는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차지하기 위해 열정을 넘어 집착에 이르고 입사 거절을 통보하면 그 거절을 거절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원이 많아진 이후에는 높은 연봉들을 제시하며 더 많은 인재들을 끌어오는 것에 열을 보인다. 창업의 현장에서 CEO는 인재들을 갈구하게 되고 결국 그 기회를 잘 활용한 사람은 부자가 된다. (오큘러스의 지분을 가지게 된 처음 멤버들은 페이스북이 기업을 3조 원 이상에 인수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비전의 전이이다. VR은 예전부터 과학의 꿈이었을 뿐 과거에도 시도에만 그친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10대 소년이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고 그것을 현실상에 보여주게된다. 그리고 그 현실을 보게 된 많은 이들이 팔머럭키의 비전에 동참하게 된다. 게임의 거장 존 카맥, 슈퍼 네트워커 브랜든 이리브, 제품을 생산에 천부적 소질을 가진 잭 매컬리,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까지 팔머 러키와 오큘러스의 가상현실을 직접 보고 그 비전에 동참하게 된다.
책내에서 매우 재미있는 일화가 나오는데 오큘러스의 CEO 브랜든 이리브가 게임 기업 밸브 직원 두 명이 개발한 VR을 보고 현혹된다. 오큘러스의 상하좌우 정도의 움직임에서 더욱 입체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게 만들어 실감 나고 멀미가 없는 VR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오큘러스 최고 경영자 브랜든 이리브는 자사 오큘러스의 제품을 비하할 정도로 밸브의 VR을 떠받들게 된다. 결국은 자사의 정보와 교환하여 후속주자 밸브에게 VR방을 설치를 요구하게 되고 후에 끝없는 설득 끝에 그 VR을 개발한 두 직원을 스카우트 한다.
선두주자 오큘러스의 어처구니없는 집착이었던 것 같지만 이는 더 실감 나는 VR시현으로 투자자들 또한 현혹시킨다. 투자자들은 VR을 더 믿게 되고 이 정보는 마크 주커버그에게 까지 가게 되고 오큘러스에서 직접 VR을 경험하게 된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미래를 VR이라고 결정하게 된다.
비전은 직접적인 경험으로 전이된다.
비전은 조금씩 모두가 각기 다르다. 오큘러스내에서도 각자마다 VR세계의 실현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위대한 기업의 멤버가 되는 것 등 비전의 모습은 오큘러스 내에서도 조금씩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오큘러스를 인수한 마크 주커버그도 VR을 통해 서로 연결된 차세대 플랫폼의 선두주자가 된다는 팔머럭키와는 조금은 다른 비전을 품고 있다.
책에 후반부에 플랫폼에 대해 깊게 많이 나오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플랫폼의 의미는 각 게임 생산자들에게 VR 게임(생산)이라는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조금씩 다른 비전을 하나로 묶어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것이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싶다.
오큘러스가 첫 재품으로 개발자 키트를 만들고 팔게 된 시점부터 수많은 사람들은 VR의 비전을 품게 되었고 비전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VR은 거스를 수 없는 혁명의 흐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에 살고 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소비가 가능한 제품이 미래를 선점한다는 이야기로 연결된다. 팔머럭키 말고도 VR을 선봉한 자들은 있었다. 하지만 팔머럭키가 VR을 가능하게 하고 엄청난 돈을 벌었던 비결은 소비자용 VR기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방식이란 혁신의 제품이란 것과 함께 분명히 소비가 이루어지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플랫폼을 통해 많은 자본을 벌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플랫폼에 대해 매우 몰두하고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앱의 경우에도 비용의 30%는 구글, 애플 등의 플랫폼 기업에게 돌아가게 되며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 등의 플랫폼 등도 광고수익의 40%를 가져간다고 알려져 있다. 생산과 소비의 장을 마련하는 것 만으로 기업들은 큰돈을 가져가고 있다.
VR시장에서도 플랫폼 경쟁의 엄청난 머릿싸움이 있다. 사실 글의 초반에는 팔머럭키가 VR기계의 개발만을 생각하였지만 브랜든 이리브가 VR 프로그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제안해내면서 오큘러스는 VR 생태계 형성, 플랫폼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경쟁사가 나타나게 되면서 머리 아픈 수싸움은 더 가중된다. 특히 밸브라는 PC게임의 거대기업과의 경쟁에 대해 나오게 되는데 플랫폼이란 많은 사람들이 당사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게 포인트다. 많은 생산자가 많은 소비자를 만들고 많아진 소비자가 생산자를 다시 플랫폼으로 이끌기 때문에 시장의 파이를 먹은 승자가 결국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소비자와 생산자를 끌어들이게 하는 엄청난 수 싸움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플랫폼에 개방을 많이 시켜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플랫폼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개방의 아이콘인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는 폐쇄성 플랫폼을 지향한다. 다른 스토어 자체를 거부하고 자사의 제품에는 자사의 스토어만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여러 스토어를 들어오게 하면 플랫폼의 통제성을 잃게 되며 PC 주변기기로의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최고경영자의 의견대로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어떤 방식으로 이어졌는지는 직접 플랫폼을 접하거나 찾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방성은 네트워크를 증진시키지만 한편 통제성과 차별성은 줄어들게 할 수도 있다. 플랫폼의 사업적 결정은 복잡한 수싸움이 필요해 보인다. 플랫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나로서 좀 더 공부와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비전의 가장 핵심은 그 비전을 믿는 것이다. 자신의 이룰 그 목적에 대한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면 도전할 수 없고 행동할 수 없고 결국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조금은 무모할 수도 있다. 팔머럭키가 자신의 엔지니어링 실력을 믿고 VR을 개발했듯이, 브래든 이리브가 자신들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믿고 자사의 게임 제작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했듯이 어찌 보면 그 근거는 조금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목적을 믿는 비전을 통해 세상과 인생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나는 어떤 목적을 믿을 것인가?
나에게 던지는 책의 핵심 질문이라 생각한다.
19살 소년은 자신의 목적을 믿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창업의 과정은 순탄치 않다. 잘되는 미래만을 꿈꾸고 싶지만 책에서 언급된 전도유망한 기업도 하향곡선을 향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근거 있는 비전을 행동으로 실현해 더 근거 있게 만든다면 다른 누군가가 동참할 것이고 거스를 수 없는 파도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내 비전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실현해야 될 부분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꿈을 꾸고 직접 그 꿈을 보여주는 삶을 향해 나아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