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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성 Sep 30. 2016

강우석 , 이제는 상품이 아닌 작품에 대해 고민해야.


고산자, 대동여지도




강우석 감독. 그는 영화를 꽤 잘 만드는 감독이다. 이십 년도 넘은 것 같다. 그가 충무로에 그만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 


숱한 히트작을 만들어냈고 대표작도 여럿이다.






지금의 강우석을 만들어낸 비교적 초기 히트작들인 투캅스 시리즈, 그리고 따지고 보면 한국 영화계에서 유일하게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운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금도 대단하게 쳐주는 천만 관객 영화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요즘은 조금 뜸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메가폰을 직접 잡고 이 년, 삼 년에 한 번 쯤 개봉 영화를 내놓기도 한다. 


감독으로서 대단한 사람이다. 영화 찍는 능력 하나 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화를 만드는 능력도. 


많은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실망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강우석이 연출을 한 영화니까. 


잠깐의 망설임 끝에 영화관으로 향했고 조금의 기대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이었다. 처음으로. 





그는 기획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다. 아티스트로서의 개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어쨌든 만드는 영화마다 어느 정도의 흥행은 항상 해왔다.   


개성 강한 연출과는 거리가 좀 있는 편이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 라인에 뻔한, 어떻게 보면 식상한 연출을 받쳐주는 건 걸출한 배우들의 연기력일 것이다. 


그는 한때 한국 최고의 연기파였던 설경구와 꽤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고, 그 후에도 정재영이나 황정민 등 괜찮은 배우들과도 협업을 이어왔다. 충무로 짬밥에 비해서 연출 편수가 좀 적긴 하지만, 제작에도 꽤 참여를 해왔으며 늘 괜찮은 배우들과 함께 해왔다. 이번에 강우석 감독의 선택은 차승원이었다. 






차승원. 좋은 배우다. 연기력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크린쪽 티켓 파워가 조금 약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건 아직 제대로 된 작품을 못 만나서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만남이었다. 흥행 스코어는 나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차승원의 연기는 좀 과했다. 아니, 과했다기 보다는 완급 조절을 잘못했다고 해야 더 어울리는 표현일까. 어쨌든 난 그렇게 생각했다. 절대 어려운 역할과 연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차승원 정도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강우석 감독의 디렉션 미스였다. 


전반적인 캐스팅과 그에 따른 비중 역시 실패했다고 본다. 





난 김인권이 아직도 꾸준히 영화에 캐스팅 되는 걸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만의 개성도 연기 스타일도 없고, 연기력이 부각되는 배우도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잘 알고 연기력 외적인 부분은, 사회생활을 잘해서인가? 


공형진은 이 작품에 왜 출연을 했을까. 강우석 감독과의 친분 때문인가? 잘 모르겠다. 이름값에 비해 어울리는 역할이 아니었다. 유준상의 출연 역시 비슷하다. 






옛날에는 강우석이 연출하는 작품에 출연을 하는 메리트가 있었을 거라고 본다. 무엇보다 일단 그는 꽤 괜찮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고, 그 바닥에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큰손이니.   


그러나 이번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한계에 온것 같다고. 거장이라 불리던 임권택 감독을 이제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처럼. 그러기에는 현재 한국 영화계에는 괜찮은 감독들이 너무 많다. 불과 오 년, 십 년 전에 비하면 이젠 배우들이 감독을 골라서 작품을 선택해도 될  정도로 특정 감독 한, 두 명만 바라보고 기다리던 그런 시절은 지났다는 소리다. 


박찬욱이 어마어마한 히트작을 그리 자주 내놓는 감독은 아니어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심지어는 헐리웃까지 진출을 하는 것이나, 김지운 감독이 여전히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건재를 과시하는 것, 류승완이 어느새 거물로 변하며 진정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것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을 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물론 아직도 그는 죽지 않았다. 이번 영화 역시 어느 정도의 완성도는 있었다. 그것이 그의 전작에서 조금의 발전도 변화도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굳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지만, 이제는 그전처럼 너무 한국적인 영화만 만드는 것 보다는, 좀 더 실험 정신 가득한,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볼 때라고 생각한다. 


굳이 비교하고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곽경택 감독의 작품을 극장까지 가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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