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밑바닥 감성을 사랑한다

by 우성



난 잘나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럴 자신은 별로 없다. 정말 잘난 놈들을 이길 자신이 솔직히 별로 없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야심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현실을 알아버린 후로는 잠정 포기상태다.


타고난 부자들은 그들보다 못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딱히 그럴 필요도 못 느낄 것이다. 철저한 조사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서 파악하려 할뿐이다. 가끔 대기업에서 태어났지만 남다른 감수성을 지닌 후계자들이 대학에 진학을 해서 문화적인 충격을 받고 심하면 우울증이나 극단적인 경우 자살까지 하는 게 괜히 그런 것이 아니다.


타고난 부자들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노력을 해서 부나 명예 혹은 권력, 가끔 그 모두를 가진 사람들.


보통은 그들도 타고난 부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노력하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가 노력후의 기막힌 성공을 맛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어라 노력을 해도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려고도 안한다.


단지 노력이 부족하거나 게으르니까 못한다고 생각할 뿐.


자신들에게 운이 조금 따랐을 뿐이고 아닌 사람들은 그 운이라는 것이 더럽게 오지 않을 뿐이라는 걸 모른다.


그들에게 약자들의 하소연은 핑계로 들릴 뿐이다.


들어주기만 해도 황송할 지경이다.





그들 대부분은 겸손과 배려를 모른다. 그걸 몰라야 그 자리에 오를 수가 있으니, 의식적으로 밑바닥 감성 따윈 버리려고 노력을 했을 것이다. 오르고 나서는 기억도 하기 싫을 것이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밟힌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 눈물, 땀방울..






나의 감성은 그런 것을 거부한다.


난 그렇게 타고났다.


다른 사람의 고통과 눈물과 땀방울이 결코 내 부와 명예와 권력이 될 수 없게.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나를 난 사랑한다.


그래서 난 내 밑바닥 감성을 사랑한다.


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부나 명예 혹은 권력보다 중요한건 내 감성이다.


행여나 밟혀 살지라도.





왜냐하면 그들은 노력하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편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고급 스테이크와 값비싼 양주, 룸싸롱보다는 집에서 소시지나 생 오뎅을 씹어 먹으며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을 마음 편안하게 마시는 게 훨씬 좋다. 수억씩 하는 자동차를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많이 벌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보다는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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