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하다.
우리가족은 어쩌다보니 중국 상하이를 거쳐, 말레이시아 페낭에 잠시 머물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전쟁 중인 국가라 처음엔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걱정을 했는데, 러시아 남자와 결혼해 러시아에서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쟁에 대한 체감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무탈하고 잔잔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 먼저 선발대(?)로 모스크바에 오게 되었다.
러시아라는 나라는 구 소련, 우주과학 발달한 나라, 추운 겨울나라, 아주 오래 전 아빠가 여행을 다녀오시곤 미술관 투어를 하러 꼭 한 번은 가보라고 말씀하셨던 것 밖엔 떠오르는게 없었다. 기대는 커녕 아이를 키우기 안전한 나라인가에 대한 걱정 뿐이었다.
우리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남편도 만나고 모스크바에 있는 학교들도 둘러볼겸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 공항 도착 전에 입국 심사가 까다롭고,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고, 아시아인에겐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으며 비밀의 방으로 끌고가 몇 시간씩 가둬 놓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혼자면 될대로 되라고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을테지만 아이가 있으니 그런 상황이 제발 오지 않길 떨리는 마음으로 입국 심사 순서를 기다렸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빠르게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벗어 날 수 있었다. 훗날 블로그나 카페 검색을 해보니 나와같은 헛소문을 듣고 걱정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무사히 입국했다는 글들을 보게되었다. 하하.
도시 도착과 동시에 나는 이 나라에 반했다. 아프리카 10여개국부터 정말 많은 나라와 도시에 여행을 다녔는데 모스크바는 내 마음 속 최고로 등극했다.
거리 곳곳에서 마주하는 풍경들 하나하나 모두 다 아름답고 감미롭다. 예술의 도시라 불리는 프랑스 파리도, 문화의 도시라 불리는 뉴욕도, 모스크바와 견줄 수 없다. 이렇게 직접 와보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보석같은 도시다.
현재와 과거가 잘 어우러져 함께 공존하고, 문화 예술이 풍부한 곳. 미술관, 박물관, 볼쇼이 발레, 필 오케스트라, 서커스 공연, 볼거리 즐길거리가 너무 많은 곳…
커다랗고 멋진 공원이 많은 것 또한 정말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온다. 여름엔 다양한 꽃들로 공원을 걸을 때마다 꽃향기에 심취하게 되고, 겨울엔 예쁜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장으로 변신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 같은 이 곳.
그 중 단연 최고는 멋지고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많다는 거! 꼭 유명한 미슐랭을 가지 않더라도 어딜가나 맛있다. 특히 빵과 유제품이 정말 맛있어서 동네 마트에서 구매한 빵도 맛이 좋다.
내 인생의 최고 멋진 도시를 만난 기분! 설레이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이 곳에서의 일상을 기록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