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관찰일기

출판계획

대작의 탄생

by 심효진





어릴적부터 차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남편은
어두운 밤길에 후방 라이트 불빛만 보고도 차종을 알아맞출 만큼 자동차 매니아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친다면 나는 ㅇㅇㅇㅇ을 들락거리고 남편은 보배드림에 접속한다.

그런 남편에게도 신혼의 로망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새로 뽑은 차로 알콩달콩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

하지만 차에 대해 관심이 없어도 너어~~무 없던 나의 반대에 부딪혀
어금니 꽉 깨물고 트든 츠를 계슥 트그있드.

자기가 정말 책을 한권쓰고 싶다며
미혼 남녀들을 대상으로 한 베스트셀러가 될거라며 제목은 이미 지었놨단다.

<차, 결혼 전에 바꿔라>

궁서체로 임팩트있게 날려쓰고 자기가 다리를 꼬고 표지에 앉아있겠다했다.

요즘은 차를 못바꾼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휠을 바꾸고 전면틴팅을 하고 블랙박스를 단 것도 성에 안차 라이트까지 교체하겟다며 알아보고있다.
조만간 차 껍데기까지 바꾸겠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돈이 없다.






임신 때의 이야기다.





16kg쯤 불었을까..


가끔 남편이 내 사진을 찍거나 옛사진을 우연히 볼 때면 화들짝 놀라곤 한다.


나 저렇게 날씬했었나..?
난 분명 그 때도 살 빼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예정일이 3주가 채 안 남은 지금 차원이 다른 허리 통증과 뒤뚱거림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내가 피가 서린 조언을 펼쳤다.

“얘들아, 임신하기 전에 꼭 살 빼고 몸 만들어놓고 해. 허벅지며 팔뚝이며 장난 아니게 우람해져. 난 볼살까지 미친듯이 빵빵해져서 튼살크림을 얼굴에까지 발라야 하는 건가 싶어”

그런 내게 남편이 넌지시 출판 제안을 했다.

“그럼 당신도 나랑 같이 책 내자. 나는 <차, 결혼 전에 바꿔라> 낼테니까. 당신은 자매품으로 <살, 임신 전에 빼라>. 어때?”

2013년, 서점가를 휩쓸 대작의 탄생을 예감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쯤은 거뜬히 뛰어넘어 베스트셀러 진열대의 두 칸을 당당히 장식하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아이를 낳았고 세단만이 진정한 자동차라고 여기던 남편은 현실에 맞춰 suv를 타고 있다.

거리를 달리는 수많운 같은 차종 중에 그래도 우리 차가 유독 예쁘게 생긴 것 같지 않냐며 내게 묻고는 한다.

그래, 그렇게라도 해서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는 됐어.






그리고














미안해, 여보. 내 눈엔 그냥 다 똑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