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런한 이를 환히 드러내는 그의 미소가 좋았다.
우린 소개팅으로 만났다.
주말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카톡을 주고 받다
'그냥 오늘 만날까요?' 라는 말에 퇴근 후 급만남을 계획했다.
약속 두시간 전, 미래의 남편에게서 카톡이 왔다.
"혹시 키작은 남자 싫어하면 안나와도 되요."
나는 그 말에 빵터졌고 호기심은 극에 달했다
.
아니대체어떤남자길래이런말을하지?혹시키빼고다괜찮은가?아너무궁금해미추어버리겠네!!뭐나도키작으니까원래남자키상관은없는데근데보통남자들은키가제일콤플렉슨데만나보기도전에당당히그것부터밝히고심지어나오지않아도된다니보통사람은아닌거같아.아오!궁금해!!!!
카톡 플필 사진을 양검지손가락으로 이리저리 확대해보며 키를 가늠해보려했지만 어설프게 걸터앉은 정면사진이라 파악이 불가능했다.
키가 작다는 말에 편안한 마음으로 탐스를 장착하고 강남역으로 향했다.
얼마나 작을까..?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소개팅을 나간건 처음이었다.
강남역 오는 인간들은 다 만난다는 강남역 구7번출구에 도착하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재빠르게 스캔을 시작했다.
음..젤 작은 사람 젤 작은 사람 젤~ 작은 사람
아, 한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먼저 다가가 미래의 남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양복을 입고 해사 웃는 그의 모습이 마치 학예회 사회본다고 엄마가 예쁘게 양복 입혀놓은 사랑 듬뿍 받고 자란 꼬마 유치원생같았다.
루꼴라를 좋아하는 나는 루꼴라 샐러드에 루꼴라 파스타를 시켰는데
루꼴라 샐러드가 정말 정직하게 루꼴라만 나왔다.
본분에 충실한 샐러드였다.
우걱우걱 먹다보니 먹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상대방에게 슬 미안해졌다.
그래 파스타가 나오면 그거라도 먹으라고 하자 했지만 왠걸
파스타 위에는 루꼴라들의 무도회가 한창이었는데 그 초록색 향연에 면은 부끄러운 나머지 깊이 숨어버렸다.
그렇게 나만 먹다 식사시간은 끝이나고 차를 마시러 갔다.
혼자만의 루꼴라 파티를 벌이고 나니 배가 두둑했다.
남편은 지금도 루꼴라를 보면 이를 간다.
쨋든,
배가 부르니까 등이 펴지고 등이 펴지니까 상대방 얼굴이 보였다.
웃는 얼굴이 제법 귀엽다.
한참을 깔깔거리며 대화하다보니 제법 재밌는 사람이었다.
연인은 안되더라도 아는 재밌는 오빠 정도로는 알고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집에 가자며 까페를 나서는데
"집이 ㅇㅇ동이라고 했죠? 태워줄게요."
삐빅-
아, 그는 차 있는 꼬마였다.
집앞에서 내리며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광대를 폭발시키며 입꼬리를 귀에 걸치고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