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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Dec 25. 2022

렙쿠헨과 짐트쿠헨

크리스마스에만 맛볼 수 있는 작은 달콤함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독일인들은 집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쿠키를 구워서 집에 오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거나 학교나 직장에 들고 와서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나처럼 제빵에 재능과 흥미 모두 없는 사람들을 위해 슈퍼마켓, 동네 빵집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크리스마스 쿠키를 판매하는데 그 중 오늘 소개할 렙쿠헨과 짐트쿠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렙쿠헨(Lebkuchen)은 원래 독일 남서부 바이언 주에서도 프랑켄 지방에 속하는 뉘른베르크에서 유래한 쿠키인데 뉘른베르크 출신인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이주해 널리 퍼뜨리기도 했고 이 쿠키가 하도 맛있어서 그런지 독일 내 다른 도시에도 이례적으로 널리 퍼졌다.


이 쿠키는 생강을 많이 넣어 독특한 맛과 향이 나는데다 초콜릿도 많이 들어가서 생강과 초코의 조합이 낯설어 처음 먹었을 때는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때는 이 쿠키가 쓸데없이 큰 탓에 맛도 없는 이걸 먹고 나면 배가 불러 다른 음식을 못 먹으니 더욱 싫었다. 하지만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맛을 내기도 하고 독일인들이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싫어하냐면서 오지랖을 부리기도 해서 이 쿠키가 어떤 점에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찾기 위해 계속 먹었다.


그런데 이게 바로 스톡홀름 증후군인지, 싫어하는 이유를 찾으려고 계속 먹다 보니 어느 순간 이 쿠키의 맛과 향에 익숙해져서 맛있다고까지 생각하게 되고 이 쿠키를 먹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면 이 쿠키를 또 먹기 위해 다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사진 속 렙쿠헨은 사과 조각과 향을 첨가한 압펠렙쿠헨인데 익숙한 맛은 아니었지만 사과가 씹히는 질감이 좋아서 쟁여놓고 먹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출처: Backen macht glücklich 렙쿠헨 레시피

렙쿠헨은 손바닥만큼 크고 두꺼운 데다 칼로리도 높아 당이 떨어질 때 먹으면 좋다. 밀가루와 설탕에 초코, 생강, 계피를 넣고 빵처럼 구워서 머랭이나 시럽으로 바닥면을 하얗게 코팅하는데 만드는 사람에 따라 오렌지필이나 사과 등으로 맛을 내기도 한다. 반면 아래 소개할 짐트쿠헨(Zimtkuchen)은 이름이 계피쿠키지만 밀가루 없이 머랭과 아몬드 가루로 만들어 시나몬 파우더를 다량 첨가해 맛을 낸다.


“이 레시피가 있으면 하늘에 박힌 짐트쿠헨 별을 딸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에 독일어로 된 간단한 짐트쿠헨 레시피가 있어 첨부한다. 만드는 사람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렙쿠헨과는 달리 짐트쿠헨을 구울 때는 초콜릿을 넣지 않는다. 짐트(Zimt)는 독일어로 계피인데 나는 시나몬을 정말 좋아해서 이 쿠키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출처: Einfach Backen의 렙쿠헨 레시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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