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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Feb 03. 2023

독일 카페에서 팬케잌을 먹어요

독일 팬케잌은 우리나라에서와 다를까?

슈투트가르트에 팬케잌으로 유명한 곳이 있어 어느 화창한 여름날에 큰 맘 먹고 트램을 타고 평소 내가 다니지 않는 동네까지 가 봤다. 내가 집에서 구운 팬케잌은 저렇게까지 두껍게 나오지 않는데 구글맵 사진을 보니 저 카페의 팬케잌은 두꺼워서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리뷰에 따르면 주말 아침이면 아침 식사로 팬케잌을 먹으려는 20-30대의 독일인들로 붐벼서 빨리 가지 않으면 반죽이 소진되어 먹을 수 없다고 했다.


슈투트가르트 팬케잌 맛집의 바닐라 초코 팬케잌

과연 그 리뷰는 거짓이 아니라서 토요일 오전 10시에 도착했는데도 앉을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 했고 주문이 너무 밀려서 자리에 앉은 지 한참이 지나서야 팬케잌이 나왔다. 그런데 이 카페의 팬케잌이 두꺼운 건 팬케잌을 마치 우리나라의 호떡처럼 기름에 튀기듯 구워서였다. 심지어 버터도 아니고 일반 기름에 구워서 조금 식으니 기름 냄새가 나고 딱딱해졌다.


팬케잌은 독일어로 판쿠헨(Pfannkuchen)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카페에서는 독일에서는 우리가 아는 팬케잌 대신 더치베이비라는 것을 먹는다면서 수많은 종류의 더치베이비를 판매하지만 내가 살던 바덴-뷔르템부르크 지역에서는 어느 소도시의 특이한 음식을 많이 팔던 한 카페 외에서는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가까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이나 니더작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카페에 더치베이비를 판다고 했으니 거기서는 더치베이비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모양이다.


대구 얼리부띠끄카페의 더치베이비

사진처럼 더치베이비는 바구니처럼 부풀려 구운 빵 안에 잼을 발라 과일을 넣은 형태인데 내가 단 한 번 봤던 독일의 더치베이비는 과일 없이 잼만 발려 있었고 잼의 종류는 사과잼이나 딸기잼 또는 누텔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인인 나에게는 아쉽게도 이 카페에서는 더치베이비를 버터 대신 기름으로 구워 버터의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없었다.


대학생들 사이 핫했던 지하 팬케잌 카페

이 카페가 대체 왜 핫했는지 지금도 의문인데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던 당시 ‘로컬 맛집’으로 학교 내 멘토에서 멘티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곳이라 어느 날 학교 친구였던 한국인 언니와 함께 가 봤다. 하지만 팬케잌 밑이 다 타서 나와 결국 팬케잌을 다시 달라고 했다. 역시 같은 학교 학생이었던 서버가 미안하다며 음료수를 공짜로 줬다. 서버의 말에 따르면 이 팬케잌은 기름을 두른 팬에 베이킹소다를 넣은 반죽을 올려 뚜껑을 덮어 폭신하게 구워내서 독일인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했다.



메인사진 출처: 구글맵

슈투트가르트 팬케잌 맛집 Zimt & Zucker by Kata


내가 갔던 슈투트가르트 유명 팬케잌 카페 Lu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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