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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Jan 20. 2023

독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맥주

독일에는 밀맥주만 있지 않아요

독일에 살았다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독일 맥주에 대해 묻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에도 유명한 독일 맥주가 몇 종류 수입되어 파울라너, 에딩어, 바이헨슈테판 맥주는 아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브랜드는 독일 특유의 맛을 내는 밀맥주로 유명한데 독일 맥주에는 이런 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


뮌헨 여름축제인 Sommerfest에서 한 잔

그래서 이번에는 독일의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당연하게도 독일에도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독일 밀맥주 외 다양한 맥주가 있다. 오늘은 그 중 매일 볼 수 있는 필스너, 엑스포트, 둥켈과 같은 맥주의 종류를 소개하는 대신 조금 특이한 맥주에 대해 써 볼까 한다.


독일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 파울라너의 옥토버맥주
슈투트가르트 대표 브루어리 중 한 곳의 2L 옥토버페스트 맥주

9월 말에서 10월 초인 옥토버페스트 기간이 되면 독일의 맥주 브랜드에서는 옥토버페스트 맥주가 나온다. 사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의 유래는 우리나라의 추석과 같아 매년 처음 생산한 햇밀로 빚은 맥주를 다 함께 나누어 먹으며 한 해 농사를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는 것이었다. 현재는 브루어리마다 그 해의 햇밀로 옥토버페스트에만 내 놓는 특수한 레시피를 사용해 맥주를 만들어 예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힘든 농사를 마치고 모든 시름을 털어내는 마을 잔치에 쓰였던 만큼 다른 맥주에 비해 도수가 살짝 강한 것이 일반적이다.


제일 좋아했던 Dinkelacker의 drei-Hopfen 맥주

위 맥주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밀맥주의 세 배나 되는 홉을 넣어 독특한 향이 나고 재료가 더 들어가서인지 더 비싸다. 비슷한 맛을 내는 맥주 중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제품으로는 벨기에 맥주회사인 Duvel에서 나오는 트리플 홉 맥주가 있다. 하지만 이건 벨기에 맥주답게 도수가 많이 높아서 가끔밖에 못 마시는데 슈투트가르트 로컬 브루어리 딩켈라커(Dinkelacker)에서 나오는 사진 속 맥주는 도수가 그리 높지 않아서 기분 내킬 때마다 마실 수 있었다. 독일인들은 밀맥주를 마실 때는 항상 전용 잔에다 따라 마시는데 이 맥주는 특이하게 투박하게 생긴 맥주잔이 아닌 와인잔 모양의 잔에 서빙되어 나왔다.


슈투트가르트 로컬 브루어리의 크리스마스 맥주

사진 속 맥주 세 병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나온 크리스마스 맥주(Weihnachsbier)다. 글뤼바인처럼 계피를 포함해 온갖 겨울 향신료 향을 첨가한 다소 묵직한 겨울 맥주라던데, 딱히 그런 묵직한 느낌은 나지 않고 약한 향이 느껴지기는 했다. 생각해보면 나중에 이야기할 맥주순수령 탓에 너무 실험적인 맥주를 만들면 일반적인 슈퍼마켓에서 판매하지 못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니 크리스마스 맥주라고 해서 아주 특이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순진했던 나는 큰 기대를 품고 저 맥주들에 도전해봤다. 제일 위 주황색 라벨 맥주는 전형적인 밀맥주의 맛이라 내 마음에 쏙 들었지만 아래 두 맥주는 위의 설명이 무색하게 내 입맛에는 너무 가벼운 맛이 났다.


동네 마이크로브루어리의 실험작

집 앞 마트에 가니 이 맥주가 있었는데 오이를 넣은 맥주라니 너무 궁금해서 안 살 수가 없었다. 이 맥주 옆에는 비트를 넣은 맥주가 있었는데 아무리 나라도 그것까지 도전해볼 생각은 안 들었다. 레몬 맥주 계열은 상큼하고 특색 있지만 아무래도 묵직한 밀맥주가 취향이니만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맥주는 청량감이 있으면서도 달지 않고 깔끔하게 목구멍을 적시며 내려갔지만 동시에 밀맥주 특유의 맛도 나서 깜짝 놀랐다.


독일에서 흔하지 않고 비싼 스타우트

독일은 1487년 신성 로마 제국 시대부터 내려온 효모, 맥아, 홉, 물만 사용해 맥주를 양조해야 한다맥주순수령(Reinheitsgebot) 덕에 유럽 내에서 독일을 제외하고 맥주로 유명한 영국이나 벨기에와는 다른 종류의 맥주가 발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맥주는 오히려 찾기가 어려운데, 스타우트도 그 중 하나다. 독일에 가기 전에는 스타우트를 가장 좋아했는데 독일에서는 기네스 오리지널조차도 담배연기로 가득한 데다 시끌벅적해서 거의 가지 않는 아이리쉬 펍이나 슈투트가르트의 대형 슈퍼마켓 한 곳이 아니면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차에 맥주 전문 샵에서 독일제 스타우트를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냉큼 집어들었다.




맥주 아드벤트 칼렌더

맥주에 진심인 나라 독일답게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선물인 아드벤트 칼렌더로 맥주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걸 받아 본 사람의 말로는 안에 든 맥주를 매일 한 병씩 마셔보며 맛을 세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같이 들어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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