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자허, 쇤브룬 궁전, 슈테판 성당과 크리스마스 마켓
빈 관광 첫날, 아침에 일어나서 그 유명한 자허토르테를 먹어보기 위해 자허 호텔에 가 보기로 했다. 자허 호텔 1층에는 카페 자허가 있는데 낮이나 저녁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
단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초코케잌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카페 자허의 자허토르테(Sachertorte; 자허 케잌)은 너무 달지 않은 초코시트에 살구잼을 샌드해 초코로 겉을 둘러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하지만 자허토르테보다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압펠슈트루델(Apfelstrudel; 슈크림에 찍어 먹는 애플파이)과 아인슈페너 커피가 정말 맛있어서 이 때의 자허 브런치가 계속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빈 중심가인 인네레슈타트에는 마차가 정말 많지만 손님을 태우고 있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드물게도 손님을 태운 마차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속 말의 귀마개가 귀엽다. 이 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유명한 ‘메이드 인 비엔나’ 웨하스인 마너(Manner) 가게가 있다. 내 원픽은 아래 인스타그램 사진 속 헤이즐넛 맛 나폴리탄 웨하스지만 우유에 태워 먹는 웨하스 시리얼도 정말 맛있다.
지도 오른쪽 위에 하트가 모여있는 부분이 중심가인 인네레슈타트(Innerestadt) 또는 빈 1구인데 붉은 색으로 표시한 링슈트라세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관광지가 몰려 있지만 쇤부른은 왼쪽 하단에 혼자 뚝 떨어져 있는데다 볼거리도 많아 최소 반나절에서 하루종일을 잡아야 한다.
쇤브룬에 도착하니 날씨가 개어 하늘이 파랬다. 쇤브룬 궁은 궁전, 정원 및 동물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동물원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했고 정원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꼭 들러 보고 싶어 동물원은 다음에 가기로 했다.
쇤브룬 궁 입장시간이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정원을 구경했는데 배가 고파져서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다. 정통 벨기에 요리를 판다는 부스에서는 감자와 고구마 요리를 팔았는데 벨기에는 감자튀김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고구마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독일에서는 고구마 한 덩이에 6천원이 넘어 여기서는 고구마를 먹었다. 쇤브룬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고층건물도 없어 칼바람을 맞으며 덜덜 떨고 있었는데 따끈한 글뤼바인을 마시며 고구마를 먹으니 속이 데워지는 기분이었다.
뮌헨에서 씨씨의 고향집이었던 레지덴츠 궁 내부를 관람했는데 정말 넓고 소장한 보물이 많아 그 전에는 비텔스바흐 가문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대단한 부와 권력을 가졌으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씨씨가 시집간 오스트리아 황실의 궁전이자 씨씨의 집이었던 쇤브룬 궁전을 보니 그 대단했던 뮌헨 레지덴츠 궁보다 훨씬 크고 넓은데다 내부에 있는 샹들리에, 가구, 미술품까지 대단하지 않은 것이 없어 당시 오스트리아 황실이 세계적인 강대국이었음을 실감했다.
짧은 코스를 선택해서 돌았지만 쇤브룬 궁이 하도 넓어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시내로 돌아와서 곧장 저녁을 먹으러 갔다.
모두들 빈에서는 돈까스의 원조인 비너슈니첼(Wienerschnitzel)을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립도 한국에서보다 싸고 맛있어서 인기가 있다. 빈에는 립으로 유명한 맛집이 곳곳에 있는데 각각 자기들만의 특제 소스를 사용해 립을 구워내서 어떤 관광객들은 빈에서 립 맛집 도장깨기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