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하기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서도 매년 11월 말이면 시청 광장, 벨베데레, 쇤브룬,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카를 성당, 슈테판 성당, 대관람차가 있는 프라터 등 시내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그래서 빈에서 가 봤던 크리스마스 마켓 중 몇 곳을 이번에 소개하려 한다. 독일어로 크리스마스 마켓은 바이나흐츠맠트(Weihnachtsmarkt)인데 빈에서 열리는 여러 마켓들은 위 지도에도 나오듯 제각기 이름이 따로 있다.
빈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어로 크리스트킨들맠트 암 라트하우스플라츠(Christkindlmarkt am Rathausplatz)라고 하는데 도저히 모르고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화려하게 열린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시청 광장에 거대한 트리가 설치되어 한층 더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빈 시청 광장에서 따끈한 글뤼바인을 마시고는 조금 더 걸어서 오스트리아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황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이름을 딴 광장으로 이동했다. 바로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Maria Theresien Platz)에 빈 미술사 박물관과 빈 자연사 박물관이 아래 사진에 나오는 동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 동상은 마리아 테레지아 황제의 치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높이 앉아 있는 황제의 발치에 카톨릭의 4대 미덕인 지혜, 정의, 용기, 절제가 여성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황제의 신하 및 당대의 귀족들이 있다.
빈 미술사 박물관 앞 수많은 부스 중 이 부스에서 파는 예쁜 방향제에 눈이 가서 열심히 구경했다. 판매하는 분이 연중 이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서 연말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판매한다고 했다. 혹시 가게에 가면 더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방향제가 있으려나 싶어 물어보니 가게는 빈에서 버스로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위치해 있고 자신은 우크라이나 사람인데 브라티슬라바에서 살며 크리스마스 축제 때에만 빈에 온다고 했다. 여기 파는 방향제가 전부 너무 예쁜데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하는 황홀한 냄새가 나서 사 왔는데 향이 6개월이나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어서 덕분에 행복했던 크리스마스를 계속해서 떠올릴 수 있었다.
다음날에는 벨베데레 궁전에 갔다가 그곳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했다. 벨베데레는 빈 시내와 다르게 오는 사람만 오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을 파는 곳만 북적였고 장식품 등 다른 물건을 파는 곳은 한산함을 넘어 황량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음식을 판매하는 부스가 몇 군데 있었는데 나는 그 중 내 얼굴만큼이나 큰 거대브레첼을 파는 곳에 시선을 빼앗겼다. 내가 시나몬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을 알아서 엄마가 애플시나몬 브레첼을 사 왔는데 이 부스에는 애플시나몬을 비롯해 대여섯가지나 되는 다양한 브레첼을 팔았다.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하고 나오지 않았다면 다른 맛의 브레첼도 두어개쯤 더 사서 먹어보는 건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저 때 먹었던 애플시나몬 브레첼은 보통의 브레첼과 달리 짜고 빵의 밀도가 높지 않고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패스츄리로 만들어져 신기했다.
여기서는 글뤼바인에 휘핑크림을 올려주는 것이 신기했는데 글뤼바인과 크림의 맛이 조화롭게 섞여들지는 않아 왜 굳이 크림을 올려주는 것인지 조금 의아했다.
슈테판 성당과 쇤브룬의 크리스마스 마켓 사진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