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새해를 기원하며 불꽃을 쏘아 올려요
독일에서는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행복한 새해를 기원하고 지나가는 해의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불꽃놀이를 아주 크게 한다. 슈투트가르트나 뮌헨, 베를린 등 큰 도시에서는 시청 앞 광장 등에 무대를 설치하고 연말연시 행사를 하고 사람들은 이 행사를 보러 가서 불꽃놀이를 구경하거나 광장이나 집 앞에 나와 셀프로 폭죽을 터뜨린다. 그래서 독일의 슈퍼마켓에는 연말이 되면 각양각색의 폭죽을 판매한다. 소도시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말연시를 축하했을 때는 나도 몇만원을 들여 폭죽을 샀지만 슈투트가르트로 이사가고 나서는 시에서 진행하는 축제에 가서 또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특히 슈투트가르트는 2019년부터 연말연시 행사를 아주 크게 해서 올해 행사도 정말 재미있었을 것 같다.
독일에서는 연말연시를 실베스터(Silvester)라고 하는데 독일인들은 보통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지만 실베스터 휴일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 보드게임을 하고 함께 요리한 것을 나눠먹고 술을 엄청나게 많이 마시며 떠들썩하게 보낸다.
실베스터에는 뭔가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나서 10시쯤이 되면 폭죽을 들고 집을 나서서 그날만을 기다리며 사 모은 폭죽을 새벽까지 쏘아올리는데 대체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독일인들은 다 쓴 폭죽을 길에다 버리고 와서는 술과 늦잠 탓에 곯아떨어져 환경미화원이 출근하는 날까지 폭죽 더미가 아무도 없는 길에 그대로 쌓여 있다.
이걸 보던 당시에는 오랜 시간 서서 불꽃놀이를 기다리느라 춥고 지쳐서 대체 뭐 대단한 걸 보겠다고 따뜻한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중계를 보는 대신 나와 있었나 하는 후회와 소위 현자타임을 맞이했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느라 다시 사진을 보니 그 때 나가서 저걸 봤기 때문에 또 하나의 추억할 거리가 생겨 과거의 나 자신을 칭찬하고 있다.
자정의 불꽃놀이가 끝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누군가가 쏘아올린 불꽃이 계속해서 펑펑 터지고 있었다.
신년 맞이 축제와 크리스마스 마켓, 맥주 축제 등 슈투트가르트의 온갖 행사가 열리는 슐로스플라츠의 겨울 낮 풍경이다. 사진 속 모습은 바로 슈투트가르트의 크리스마스 마켓인데 아직도 2022년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Guten Rutsch ins neue Jahr!
구텐 후치 인스 노이에 야흐!
(독일의 연말연시 인사)
* Rutsch는 미끄러진다는 뜻이라 위 인사말은 다음 해로 미끄러지듯 ‘스무스하게’ 잘 넘어가길 바란다는 덕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