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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수 Feb 14. 2022

성공한 사람들이 꼭 한다는 것?!

감사일기로 감사하는 습관들이기

컴퓨터 초록색 창에 '감사일기'라고 쳐보면 무수한 글들이 촤르륵 펼쳐진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왔었지만 이전에는 도덕교과서나 위인전에 나오는 진부하고 상투적인 말처럼 받아들였다면 제니스 캐플런의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The Gratitude Diaries)'를 읽고 감사일기를 적기 시작했다.


솜씨 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지만 난 굳이 예쁜 감사노트를 주문했다. 2020년 말에 주문해서  초부터 잠들기 전 하루에 3가지 감사할 일을 적어보았다. 적지 못하고 잠드는 날도 있었지만 왜 처음에 감사일기를 일부러라도 더 적어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거나 당연하게 여겼을 텐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덕분에 내가 잘 지내고 있는 거였잖아?'인 일들을 의외로 여기저기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든 의식적으로 3가지를 찾으려고 하다 보니 한 달 정도 되었을 땐 적지 않아도 평소에 감사하는 태도가 길러졌다.




오프라 윈프리도 쓴다는 감사일기, 성공한 사람들이 괜히 쓸데없이 하는 건 아니었다. 두어 달 정도 노트에 쓰다가 출퇴근길에 어플을 이용해서 쓰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직접 손으로 쓰진 않고 생각하는 시간을 틈틈이 갖는다. 그러다가 글로 남기고 싶은 일은 남기기도 하고 좀 더 자유롭게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각자의 성향에 맞게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 필수적이. 주객이 전도되어 방식에 집착하다 보면 감사는 어느새 사라지고 내가 오늘 일기를 썼느니 못 썼느니에 스트레스받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도 연습이 필요해서인지 처음 한 달 정도는 기록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좋지 않았던 일들조차 감사라는 말로 미화하거나 합리화하는 태도는 경계해야겠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당연한 것이 아니었는데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라든지, 입장을 바꿔보았을 때 상대방이 저렇게 해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충분히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던 일이라든지, 이런 일들에 감사하 것이 목적인데 가끔 힘든 일을 겪고 그것을 마주하기보다는 '그래도 감사할 일이 많잖아'라는 말로 그 감정을 회피하기에도 감사는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읽은 신고은 작가님의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사람들이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불행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그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정말 불행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죠. 남들이 나를 하찮게 볼까 봐 걱정되고 자존심도 상하지요.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아닌 척합니다. 시큼한 레몬이 달콤하다고 하는 것처럼 불행하지 않은 척하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의미 있게 포장하기도 하지요. 그리고는 이런 포장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요즘 나의 소소한 일상 속엔 어떤 감사한 일들이 미소 짓고 있을까.


병원에 다녀온 엄마가 많이 아플까 봐 걱정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얼굴을 보듬어주는 아이,

무릎 위에 파고들어앉거나 눕는 아이의 편안한 얼굴, 육아 퇴근 후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눈빛으로 고생했어라는 말과 함께 안아주면 등을 토닥여주는 남편,

감기에 호되게 걸려 있을 때, 딸 아프다는 말에 어릴 때부터 기침이 심하면 늘 해주시 배숙을 달여 집으로 갖다 주신 엄마,

연락이 뜸하면 카톡을 보내어 안부를 묻는 아빠, 엄마, 언니. 거위털 이불 속에 들어가 아이를 재우면서 나도 함께 노곤한 채로 잠드는 시간,


오늘도 무수히 많은 순간들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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