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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Oct 04. 2021

우리 아이, 낯선 사람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낯선 사람이란 어느 범위까지인가? 

 7세 여아 입니다. 무작정 모르는 어른이나 이웃을 조심하라고 하기 보다는, 어떤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라고 교육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최근 여러 성범죄들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이 많아짐에 따라 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들의 걱정이 커지리라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경험이 적고 신체적으로 작고 약하기 때문에 쉽게 낯선 사람들, 특히 정말 악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범죄자들에게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호의를 베푼다던가(예를 들면 선물을 주는 행위), 아이들의 선한 마음씨를 악용하여(예를 들면 아이들이 아는 지인 이름이나 직위를 대면서 친근하게 대하는 행위,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납치하는 경우를 미디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고, 실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실험들에서도 너무도 쉽게 아이들이 낯선 사람들을 따라가는 모습들이 부모님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셨을 거에요. 


그렇다고 무조건 타인에 대해서 적대감을 갖게 하거나 무례한 아이로 키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결국에는 여러 사람들을 겪으면서 아이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배우게 되는 것이고 그 것이 바로 사회화의 발달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경계 교육”에서의 딜레마 같은 부분이죠.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이 다가올 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A=B다, 라고 교육하는 방식이 좋다면 참 좋겠지만, 낯선 이 또는 아이들을 목표로 하는 포식자와 같은 존재는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뿔이 달려 있거나, 흉악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모습의 범죄자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래서 어떠한 규칙을 만드는 법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상황에 맞는 행동들을 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외모나 생김새로만 낯선 이들을 판단하지 말고 그 사람들의 행동을 인지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중요한 점은 아이들에게 아이들 자신의 직감을 믿도록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게 격려해야 합니다. 만약 낯선 사람이 아이들에게 뭔가 이상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느낌이 들 때, 즉시 그 사람으로부터 벗어나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좀더 정리해 보겠습니다. 중요한 팁들을 이야기해볼게요. 


1. 아이들에게 “싫어! 안돼! 하지마!”라고 하는 “No”의 힘을 가르쳐주세요. 

  - 만약 아이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자하지 말고 큰 목소리로 “싫어요! 안돼요!”를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세요. Role play를 해서 우선 큰 소리로 싫다고 말한 후 도망가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연습을 단계별로 자녀와 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2. 일찍, 자주,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 아이들에게 전달해주세요

- 자녀들에게 “누가 어딜 가자고 했을 때 부모에게 꼭 물어보고 그렇지 않으면 함께 가지 말아라. 그럴 경우에는 엄마가 네게 먼저 이야기를 해 줄거야.”라고 지침을 정해주세요. 아니면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이랑 네가 가게 되면 너에게 미리 엄마가 말을 해줄게.”라는 지침도 좋습니다. 


3. 뭔가 불편한 감정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 아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녀들에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거나, 불편했던 때”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해 보세요. 이런 불편한 상황들을 복기해보는 것은 나중에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까다롭고 뭔가 헷갈리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세요. 

- 낯선 사람에 대한 생각은 아이들 마다 다를 수 있죠. 일부 아동 범죄자들은 안타깝게도 여러분의 아이들이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에게 꽤 잘할거야. 하지만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어떤 사람은 문제가 있고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어. 그 사람들로부터 너희를 보호하는게 엄마의 일이야.” 이후에도 아이들이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 불편하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 부모에게 항상 말할 수 있도록 평소에도 대화를 자주 나눠주는 것이 좋아요. 


5. 낯선 사람 자체 보다 그 상황에 대해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 아이들, 특히 어릴수록 정확하게 누가 “낯선 사람”인지에 대한 개념은 많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무섭게 생겼거나 못된 사람을 상상할지도 몰라요. 실제로 전문가들은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아이에게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것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등 친근하고 설득력 있는 사람일 경우 아이들이 따라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 낯선 사람이 길을 잃어 도움을 청할 경우나 선물을 주면서 따라오게 하는 경우, 어떤 경우이든 낯선 사람이 자기와 함께 동행하자고 하는 경우 절대 그 사람에게 따라가지 말고 부모나 선생님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세요. 

 - 특히 아이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한 경우에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평소 학교나 부모님은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경우에는 경계를 해야 하니깐요. 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그 혼란을 줄이면서 아이를 보호할 수 있을 수 있어요. 

  "직접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아. 진짜 도움이 필요한 어른은 실제 더 힘이 쎈 어른에게 부탁하지, 너처럼 작은 어린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단다. 길에 너말고 다른 어른들도 있었을텐데 굳이 아이에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하는 어른은 의심할 필요가 있어. 그럴 땐 '다른 어른에게 부탁하세요.' 라고 말하고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렴. 네가 직접 돕는 것만이 도움이 아니니 꼭 기억해야 한단다."


6. 아이들에게 “경계 교육”을 항상 해야 합니다. 

- 자녀들에게 어느 누구도 아이들의 개인적인 공간이나 거리를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하세요. 공공 장소에서든, 집에서든, 보호자나 부모가 없는 한 누구도 가까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강조해 주세요. 아이들의 몸, 특히 수영복으로 가려지는 중요한 부위를 타인이 만지려 하는 것도 허용해서는 안됨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위의 교육은 온라인 상에서의 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일찍 접함으로써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요.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상의 낯선 사람과의 연결에 대해서도 주의하도록 교육시키셔야 합니다.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반드시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에요.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이런 과정을 아이와 Role play를 하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반복적으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좀더 아이가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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