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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Oct 08. 2021

9세오빠가 3세 동생성기를 만져요.

성교육 및 성 상담 사례입니다. 

  여동생이 “오빠가 잠지 만졌어.”라고 해서 알았어요. 똥꼬를 본다거나 한적은 있는데... 그때는 제가 아들을 혼냈는데 남편은 오바한다고 오히려 저를 혼냈어요.  오늘은 여자아이가 하의를 노출시키고 있었는데(기저귀를 떼는 중이라 종종 이런일이 있어요.) 여자아이가 오빠 등위로 덤블링을 해서 뛰어올랐는데 남자아이가 화가나서 에잇 하면서 노출된 성기부분을 꼬집은거에요. 제가 화들짝 놀라서 남자아이 등짝을 쳤고 아빠에게 훈육을 부탁했는데 점잖게 앉혀놓고 그러면 안된다고 타이르는거에요. 제가 이걸 그래가지고 되겠냐고 효자손으로 종아리를 때리고 이건 성폭행이라고 혼냈거든요? 저는 이게 크게 혼날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오히려 그러면 안된다고 합니다. 감추지 않고 화내지 않고 대화해야 한다는것은 알지만 혼날부분은 혼나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어떻게 했다면 좋았을까요??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대부분의 성 행동은 순수하게 자신의 몸에 대해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이기 때문에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학대가 의심되거나, 또는 아이가 성적인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나타나는 성 행동은 부모로서 알아차려야 해요. 아주 전형적으로 정상 범위의 성 행동에 대해 여러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 나체인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거나 흥미를 갖는 행동. 

2. 형제의 성기를 만지거나 보는 행동.

3. 집이나 공공 장소에서 자위를 하는 행동.

4. 타인에게 가까이 가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행동.

5. 집이나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행동. 

  놀랍지 않나요? 대부분의 우리나라 부모들이 당황하고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이 자연스러운 성 발달 과정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행동들입니다. 우선 남자아이의 행동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조금 안심하시고 그 다음에 엄마가 어떻게 행동을 할지를 알아보도록 하죠. 

  바로 야단치거나 아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반응은 피하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하는 성 행동은 우리 어른들의 관점에서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성 행위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을 신기해하며 탐색하는 의미입니다. 어른들의 상황과 다르죠. 아들이 동생이 성기를 만지다는것이 어떤 상황에서 그랬을까요? 나의 것과 다른 여자의 것을 관찰하고, 거기서 더 나가서 만져 본것일까요? 아니면, 놀이중에 우연히 손을 대 본것일까요? 악의적 마음을 가지고 성추행적 느낌으로 만져본걸까요? 

  그 상황에서 여동생은 어떤 마음과 상황으로 그것을 대했을까요? 비단, 이것이 성기 만지는것으로 좁게 해석할것이 아니라 둘이 다투었다는 상황이 었었어도 그 맥락을 알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어떨 땐 엄마에게 고자질하는 아이가 잘못 했해서 한 대 때렸는데 더 억울하게 혼나는 경우도 있겠죠. 만약 호기심을 가지고 만졌다면 아이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등, 궁금하면 직접 만져보며 그것을 알게 됩니다. 어머님은 행동(성기) 그 결과 너무 집중되어져서 아들을 몰아붙인 상황일 수도 있답니다. 말씀하신 상황만 보더라도 화가 나서 몸을 꼬집은 것은 잘못이지만 그 부위가 성기라고 해서 아이는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맞았으니 여동생이 미운것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는 낮아지고 죄의식을 갖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염려됩니다.  

이런 성교육 책들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그리고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성 교육을 함께 해주시는게 좋아요. 단, 이 때는 ‘잠지, 고추’와 같은 용어 대신에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음경, 음순, 성기, 질 등) 보통 쓰는 ‘잠지, 고추’와 같은 용어는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 어떤 수치심, 부끄러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용어로 설명해주시는 것이 좋아요. 정확한 해부학적 용어를 씀으로써 이후 아이와 성에 대해 토론을 할 때도 좀더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부모와 아이와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답니다. 

  이번에 경험하신 경우에서는 우선 침착하게 남자 아이에게 그런 행동을 그만 두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절대 흥분하거나 감정을 드러내지 마시고요. 쉽지 않다는 것 잘 알지만, 이런 비슷한 경우를 아이들이 성장해나감에 따라 이따금씩 경험 하실 수 있으시니 훈련을 해야겠죠? 아이들의 해석이 어른과는 다르기 때문인데요, 아이들은 부모가 수치심, 웃음, 당혹감과 같은 반응을 보이면 이를 긍정적인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부모가 하지 않기를 바라는 그 행동을 계속하도록 그들을 자극시키게 됩니다. 

  아이에게 그 행동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것을 말할 때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하지마”, “싫어”, “안돼” 등 싫어하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보일 경우에 내가 다른 사람의 몸이나 중요한 부위를 만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셔야 해요.  성기라서 그런다기 보다는 동생인 여자아이가 싫어하고, 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오빠인 남자아이가 그렇게 성기를 꼬집거나 만지는 행동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며, 타인을 아프게 하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서라도 멈춰야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또한 아들 자신도 누군가에게 포옹이라던가 키스를 하고 싶지 않을 때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알려주셔야 해요. 즉, 성적인 주제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 쪽으로 이야기를 해주셔야 아이들이 좀더 자신의 행위가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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