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도 작은 여성이랍니다.
날씨가 변덕입니다. 낮에는 더웠다가 비가 마구 쏟아지고, 또 아침 저녁으로는 썰렁하구요. 저야 뭐 늘, 진료실에 박혀 있느라 더위를 느낄 새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을이 왔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일교차가 크고 스콜처럼 내리는 비 때문에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인데 여러분도 이럴 때일 수록 건강 관리 꼭 신경쓰시길 바랍니다.
2달 전쯤 <재능TV>와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가 도와줄 수 있는 궁금증들에 대해 프로그램을 찍기로 했어요. 사실 저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린이들을 키우는 부모님과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해서 저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알쏭달쏭>입니다. 어떻게 영상이 나올지 기대가 되요. 아무래도 어린이들과 부모님의 수준에 맞춰서 쉽게 쉽게 설명을 해야 하니, 이게 은근 쉬운 것 같아도 꽤 어렵더라구요. 대본을 준비하면서 계속 고민이 되더군요. 어쩄든 이런 프로그램 개발을 하신 <재능TV> 관계자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교육들이 정말 많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이전에 청소년 보호센터 성교육을 담당하면서도 정말 깊은 갈증을 느껴왔었고요.
그 중에 좀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이 있어서 하나 하나 제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 그 궁금증에 산부인과 전문의가 조언해줄 수 있다면 저로서도 매우 기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여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고 궁금한데 어디다 딱히 물어보기도 뭐한, 애매한 경우도 많은 것 같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병원에서 만난 케이스를 위주로 더 쉽게 설명드려볼게요.
위생과 관련해서, 여자아이는 목욕 시킬 때나 위생을 위해 어떤 점들을 유의해야 하나요?
여성의 질 안은 약산성으로 pH 3.5~4.0 정도로 유지되고 있어요. 그 안에는 착한 균인 유산균이 살고 있고요. 유산균은 질 안에서 군대 역할을 하면서 질 내로 나쁜 균들이 침범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따라서 이 균들이 잘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간혹, 부모님 중에 아이의 성기의 위생을 개선시키겠다고, 좀 지저분하면 너무 깨끗이 비누로 성기를 씻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그냥 샤워나 목욕 시에 깨끗한 물로 흐르듯이 씻기는게 가장 좋고, 좀 더 깨끗이 하고 싶을 경우에는 질 세정제를 함께 사용해볼 수 있는데 보통 1주일에 1~2번 정도만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질 세정제는 질 내 산성도를 유지할 수 있게 pH를 조절해서 나오는데, 이 또한 물보다는 세정효과가 뛰어나서 매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균을 죽게 할 수 있어요.
여자 아이의 경우에서도 질염이 꽤 흔해요. 이는 보통 잘못된 대변 습관으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여성의 생식기는 항문과 질, 요도의 위치가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에 간혹 변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후처치를 잘 못하는 경우에는 변에 있던 균들이 질로 옮겨가서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어요. 그럼 어떻게 알려줘야 할 까요? 아이들에게 끙아를 한 후에는 앞쪽에서 뒤쪽으로, 즉 항문쪽으로 변을 닦도록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셔야 해요. 용번 뒤처리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질염에 걸리기 쉽거나 그렇지 않거나가 결정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뒤에서 앞으로 변을 닦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우리 아이가 어떻게 용변 뒤처리를 하는지 확인을 해보시고 이 부분을 개선시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난자(아기씨)는 언제부터 만들어지나요?
여성의 아기씨는 우리 여성들이 엄마의 뱃 속에 있을 때부터 생기기 시작해요.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아주 작은 태아로 있을 때, 바로 그 때부터입니다. 인체의 신비란... 엄마 뱃 속에서 5~6주 나이의 태아가 되었을 때부터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서 난자가 성숙이 되고 16~20주의 태아가 되었을 때 가장 많은 난자, 즉 아기씨를 보유하게 되요. 개수가 약 6~700만개씩이나 가지고 있는 시기가 16~20주 태아인 시기죠. 하지만 그 많던 난자는 태아가 더 나이가 듦에 따라서 감소하게 되고 우리가 응애! 하고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보통 우리 몸의 난소에는 1~200만개의 난자가 있습니다. 그 이후 중, 고등학생이 될 청소년 시기에는 30만개로 감소를 하게 되고, 이후 어른이 되어 아기를 갖을 수 있는 시기에는 약 400개의 난자들만이 배란됩니다.
아이가 성기에 장난을 치면 안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혹시 잘못된 장난으로 아이들이 병원에 찾는 예가 있을까요?
아기들의 발달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흥미를 느끼고 남자 아이들과 자신의 몸이 다르다는 인식을 하게 되기 시작합니다. 신체적인 감각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몸의 감각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만 2세가 되어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얼굴, 입 뿐 아니라 팔, 다리, 자신의 성기를 만지고 탐색하게 됩니다. 심지어 갓 돌이 지난 아기의 자위행위도 학계에 보고되고 있어요. 이런 유아의 지나치지 않은 자위행위는 자신의 몸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시도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식기에 손을 대어보면서 질 안으로 콩이나 작은 장난감 등을 넣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그렇게 되면 안에 들어간 이물질 때문에 염증이 생기게 되어 질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너무 많이 나고 냄새가 난다고 하시며 아이들을 산부인과에 데리고 오십니다. 이 때 저희는 진찰 후에 안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염증을 없애기 위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 정도의 호기심이나 장난이라면 성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더 무리하게 성기에 트라우마를 줄 경우, 또는 성폭행을 당한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이들의 몸 자체가 작기 때문에 질 손상도 오고 주변 장기, 장의 손상까지 입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어른들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