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선화 Oct 14. 2021

여자인데, 털이 너무 많이 나요.

의외로 흔한 '다모증 (hirsutism)'에 대하여 

  간혹 여성인데 털이 많이 난다고 왁싱을 하거나 면도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성의 미의 기준은 보통 매끄러운 피부인데, 털이 많이 난다면 정말 스트레스 받을 수 있는 상황이죠. 깎아도 뽑아도 계속 나고, 심지어는 콧잔등에도 시큼시큼하게 콧수염처럼 나기도 해요. 

여자입니다. 


  허벅지 안쪽이나 종아리, 팔에도 많이 날 수 있어요. 음모(pubic hair)의 양도 많고 범위가 넓어서 허벅지 안쪽까지 털이 난 경우도 있으세요. 배렛나루라고 하는, 배꼽까지 음모의 털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증상들을 '다모증(Hirsutism)'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여자들은 확실히 남자들보다 털이 적어야 하는데, 왜 이런 경우가 생길까요?!

다모증 (hirsutism)이란? 

  다모증이란 여성에서 남성형의 체모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생식 가능 연령층의 여성의 10% 정도까지 관찰될 수 있으니 10명 중 1명이면 꽤 흔하다고 볼 수 있죠. 다모증은 혈중 안드로겐 수치(남성호르몬!)가 증가하는 여러 질환, 예를 들어, 선천성 부신과증식증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등이 있어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산부인과에서 정말 많은 질환이죠? 등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피부의 5 alpha-환원요소(5 a-reductase)의 활성도가 유전적으로 증가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질환 없이도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유전적, 인종적 영향도 있어 아시아 여성에서는 유병률이나 중증도가 낮게 나타나므로 이를 고려해서 다모증 유무를 판단해야 해요. 


여성과 남성의 탈모 형태는  다릅니다. 



  다모증과 동반되어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여드름과 남성형 탈모!!! 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고안드로겐혈증(남성호르몬 수치가 높다.)을 시사하는 소견이에요. 심한 경우는 남성화(virilization)되는 경우도 있는데, 목소릭 굵어진다던가, 유방이 소실되고 근육이 비대해진다던가 클리토리스가 커지는 증상을 나타냅니다. 혈중 안드로겐 수치를 확인하고 많이 증가되어 있을테니 이 경우는 난소나 부신의 종양을 의심할 수 있어요. 

다모증은 왜 발생하나요? (원인) 

  보통 털은 입술, 손바닥, 발바닥을 제외한 신체 모든 부위를 덮고 있어요. 약 500만개의 모낭이 신체 전반에 퍼져 있는데 그 중 약 10만 개가 두피에 분포합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낭의 수는 대개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어요(결국 유전.. 아부지 너무 원망 마시고). 출생 이후에는 모낭의 개수가 증가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40세 이후에는 그 개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드로겐은 체모, 특히 성모(sexual hair)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에요. 이 안드로겐이 우리의 외음부에 있던 솜털을 종말털(두껍고 꼬불거리는)로 발달하게 합니다. 그러나 신체 부위별로 안드로겐 감수성이 달라서 호르몬의 체모 성장주기에 대한 영향이 다 달라요. 눈썹이나 속눈썹, 솜털 등은 안드로겐 민감성이 없는 반면, 겨드랑이털과 음모(치모, pubic hair)는 낮은 농도의 안드로겐에 반응해요. 그래서 겨털도 수북해지는 거죠. 

  얼굴, 가슴, 상복부 등에 있는 체모는 높은 농도의 안드로겐에 반응해요. 그러니 안드로겐이 높은 남성들은 저 부위에 털이 많이 나지요 (가슴털, 콧수염, 수염).  머리털은 안드로겐 농도가 올라가는 경우 퇴행기털로 바뀌면서 탈모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다모증이 나타나는 것에 있어 고안드로겐증이 가장 중요한 인자이기는 하나 다모증은 여러가지 다른 원인으로 인해 유발 될 수도 있으므로 발생 시 원인질환에 대한 감별을 해야해요. 어떤 질환들이 있는지 표로 정리해 놓았으니 참고해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