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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Oct 16. 2021

생리하는 중입니다. 2번째 이야기들

생리전증후군 및 생리라이프에 대한 담론.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잡지 <싱글즈 Singles> 10월호 기사를 준비하면서 했던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생리전증후군(PMS)은 왜, 어떻게 발생하는 걸까요?

  생리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월경 기간 중 배란 이후 기간인 ‘황체기(luteal phase)’에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증상을 통틀어 말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월경 시작과 함께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특징이 있어요.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유방통, 특정 음식에 대한 식탐, 복부 불편감, 월경전 곤란징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증상이 심한 월경전 기분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가임기 연령의 여성들 중 약 80%에서 생리전증후군을 경험할 정도로 흔하고요, 20~50%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일, 사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심하기도 해요.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가설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명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고 있어요. 그러나 생리전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특정 발현시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여성의 규칙적인 배란 활동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리전증후군(PMS)를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생리전증후군는 정확한 진단 및 신속한 치료가 중요해요. 생리전증후군의 심각성은 증상의 경과 기간과 연관이 깊어 빠른 치료와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 강도를 증가시켜야 해요. 황체기에 발생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생리전증후군은 배란 이후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의 과민성과 연관이 있어 보이며, 이런 과민반응은 기분을 조절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의 방향은 배란억제에 의한 프로게스테론 분비 억제나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과민성을 줄여주는 쪽으로 향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와 예방 방법은 생활습관 개선(Lifestyle modification)이에요. 비만한 경우 체중을 감량해야 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또한 염분 섭취 감량, 유방통이나 두통 완화를 위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도 많이 개선될 수 있어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쉽제 않죠. 카페인 섭취, 과음도 피해야 합니다. 이런 생활습관을 개선하는데 또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이에요. 생리전증후군 여성에게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게 하고, 그 강도를 증가시킬수록 증상이 감소한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도움을 주는 건강보조식품들이 있긴 하지만 치료제로 쓰이는 것이 아니고 보조적인 도움이니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권유하지 않습니다. 생리전증후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으로는 승마, 붉은 토끼풀 추출물, 체이스트베리 추출물, 달맞이꽃 종자유, 세인트 존스 풀 추출물, 은행잎 추출물, 오메가 3, 피리독신, 탄산칼슘 등이 있어요. 

  약물 치료로는 우울이나 불안, 인격장애 등의 정서장애 치료제로 사용하는 SSRI(선택적세로토닌수용체억제제)를 치료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생리전증후군에서 기분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고려해볼 수 있어요. 또한 복합경구피임약(Combined oral contraceptives)로 자주 처방되는 약인데, 대표적으로 야즈(Yaz)가 있습니다. 야즈는 생리전증후군/생리전전기분장애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인정되어 미국 FDA의 승인을 얻을 정도로 많이 처방되며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복합경구피임약이에요. 따라서 피임을 원하면서 생리전증후군 치료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에요. 그 외에도 여러 호르몬 치료들이 있는데 각각의 적응증과 부작용을 고려하여 생리전증후군을 호소하는 여성의 개별 상태에 따라 적용을 결정합니다. 

현대 여성들의 생리 라이프는 어떠한 특징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영양 상태가 좋아짐에 따라 전반적으로 초경의 나이도 더 빨라지고 생리를 하는 기간이 증가하고 있어요. 그나마 요즘 현대 여성들은 생리 용품에 대한 관심도 많고 본인들이 주기도 앱을 이용해서 잘 체크하고 있더라구요.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면서 피임 기구를 통해서 생리통과 생리양을 조절하려는 경향도 꽤 있어요. 팔에 이식하는 임플라논이나 자궁내 피임장치인 호르몬 루프, 복합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면 많은 경우 생리통을 개선시키고 생리양도 줄어 생활하기 훨씬 간편하다고 말해요. 피임도 함께 되는 것은 덤이죠. 

생리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때로는 생리를 불편한 것으로만 인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생리로 인한 기분 변화, 생리통, 생리전증후군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기는 하지만 생리는 우리가 건강하게 소중한 아기를 우리 몸에서 보듬고 키울 수 있다는 증거랍니다. 한달에 한번씩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생리를 하는 우리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임을 증명하는 증거임을꼭 기억해주세요. 

여성의 생리에 대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전에 비해서 많이 사회적으로 생리나 성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오픈되고 공론화된다는 느낌은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에 대해 오해를 하거나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부분 때문에 지속적으로 건강한 생리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몸의 건강한 변화에 대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료실에서 뿐만 아니라 생리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게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어 서로 묻고 토론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생리 라이프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아가야 할까요?

  생리를 한다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건강한 여성이라는 것을 의미해요. 따라서 우리의 몸을 자랑스러워 할 필요가 있어요. 이런 생리도 만 50~51세가 되면 결국 완경을 맞이하며 더 이상 생리를 하지 않게 되는 시간이 온답니다. 여러 불편한 증상들이 있지만 결국은 우리의 젊은 시절을 함께할 친구처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이 사회 생활도 증가하고, 사회에서 여러 목소리를 내면서 다양한 생리 용품들이 생기는 현상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문제가 글로벌한 이슈잖아요. 그래서 생리 용품에도 이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대한 환경에 해가 되지 않으면서 우리 몸에도 해롭지 않고, 그러면서 기능도 좋은 제품들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거에요.  


 생리를 규칙적으로 잘 한다는 것은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여성호르몬들이 잘 분비된다는 뜻이니 생리 불순이 생기거나 여러 문제들이 있을 때는 가까운 산부인과 전문의와 꼭 상의하면서 우리의 몸을 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대략 40년 가까이 우리와 함께할 생리 라이프를 좀더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행복하게 보내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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