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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Nov 18. 2021

질 입구에 뭐가 만져져요.

바르톨린 샘(Bartholin's gland) 낭종 및 농양이란?


   의외로 산부인과 외래에서 흔히 관찰되는 질환이죠. 보통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외래에 오십니다. 물론, 만성적으로 이런 일이 있으신 분들은 이미 알고 오시는 경우도 있어요. 


질 입구 외음부에 뭐가 만져져요. 앉을 때마다 아파요.
만지면 통증이랑 열감도 있어요.  


  바르톨린 샘 낭종은 보통 애액이 나오는 바르톨린 샘에 점액의 축척으로 관이 막혀 발생하게 되는데요. 대개는 무증상이라 환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외래 검진하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요. 


질 입구 양측에 애액을 분비하는 바르톨린 샘이 존재합니다. 저기 입구에 염증이 생기면서 문제가 발생하죠.

 

  바르톨린 샘이 대체 뭐냐, 어디있는 거냐.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위의 그림에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되실 거에요. 우리가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나오는 애액, 윤활액이 대부분 저기 바르톨린 샘에서 만들어집니다. 꽤 중요한 부위에요. ㅎㅎ


   바르톨린 샘의 좁은 입구에 여러 균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면 입구가 막히게 되고,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찐득 찐득한 점액이 바르톨린 샘에 차게 되고 나중에는 샘 자체도 커지면서 주머니를 형성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만져지고 보이게 되죠. 손으로 내진하다 보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서는 골반내진이 중요한 진찰 과정이랍니다. 


출처: Mayo foundation for medical education and research

  원인은 감염이죠. 감염의 원인이 되는 균들은 주로 대장균(E. coli)과 임질/클라미디아를 포함한 성전파성 세균들이 주된 원인이 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비임질균들도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증상 (가장 많아요)

   2. 질 입구에 통증이 있는 부드러운 혹이 만져짐.

   3. 성교 시 통증

   4. 열

   5. 앉아 있을 때 불편함. 

   6. 심한 통증으로 앉아 있지도 못함(이건 바르톨린 샘 농양으로 진행 되었을 경우)



고인물은 썪는다!



  바로 이 원리가  바르토린샘 낭종, 고름집(농양)을 일으키는 원인이죠. 쉽죠?? 


  바르톨린샘이 감염되면 화농성 물질(고름)이 축적되어 갑작스럽게 커지고, 통증이 심한 염증성 종괴(바르톨린 농양)를 형성하게 되요. 응급실 콜 받아 내려가보면 외음부에 달걀만한 혹을 달고 엄청 아파하시고 열도 나는 환자분들도 간혹 만나게 되는데 이런 분들이 바르톨린 샘 농양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경우에요. 


  폐경기 후에는 바르톨린샘에서 악성종괴도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Bartholin's cyst carcinoma). 


  아래 사진은 바르톨린 샘 농양입니다. 저기를 절개하면 고름이 쏟아지겠네요..;;; 




  기본적인 치료는 절개 및 배농이에요. 만족스런 결과를 위해서는 계속적인 배농과 절개부가 잘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발생한지 얼마 안되는 경우에는 두꺼운 주사 바늘을 넣어서 안에 고여있는 점액질을 흡입해버리는 방법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에요. 재발되는 만성 바르톨린샘농양은 주머니형성술(masupialization)이 필요하기도 해요.  어쨌든 수술을 하면서 낭을 발라내는 낭 절제술을 하건, 주머니 형성술을 하건, 반드시 조직을 일부 절제해서 조직검사는 확인해야 합니다. 폐경 이후의 여성인 경우에는 암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죠. 

  보통은 한 쪽에만 생기지만 한 쪽 치료 후 나머지 다른 한 쪽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번 주머니(cyst)가 형성된 경우에는 재발이 매우 흔한 편이에요.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음부의 청결, 및 질염 예방(e.g. 콘돔을 잘 사용하여 보호)이지만 한번 바르톨린 샘 낭종이 생긴 경우에는 농양으로 진행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하여 확인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부인과에서는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혹시 바르톨린 샘 낭종이 있으신 분들은 너무 걱정하시지 마시고 산부인과에 방문해 주세요. 물론 재발이 좀 잦다는 것이 짜증나는 일이긴 하지만, 농양까지 가지 않게 관리하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거에요. 질염이 있는 경우 질 분비물 검사도 자주 시행해서 감염이 있는 경우 감염균에 맞춰서 항생제 치료를 하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혼자 마음 쓰느라 불안해하지 마시고 걱정말고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하셨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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