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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화 Dec 18. 2021

질 건조 때문에 성교통이 심해요.

[외음부질 위축증]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최근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우리 여성들은 인생의 반 가까이를 폐경 상태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평균 폐경나이가 만 50세니깐요 100세 시대라면 거의 반백년을 폐경으로 지내야 하죠. 급격하게 바뀌는 신체의 변화로 많은 분들이 당혹스러워하시기도 하고, 그로 인해 성활동에도 영향을 정말 많이 끼치게 되는데요. 정말 다양한 갱년기 증상이 있지만, 이는 잠시 오늘은 패스하고, 오늘은 '질 건조증'ㅇㅣ라고 불리는 <외음질 위축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봐야 겠습니다. 



외음질 위축증이 뭐야?   


  예전에는 의학적으로 '위축성 질염'이라고도 불렸었어요. 보통 폐경 여성의 50~6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폐경시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저에스트로겐혈증'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요. 많은 분들은 질 건조증이라고 알고 계시는 그 증상이 외음질 위축증이랍니다. 

  증상으로는 건조함, 타는듯한 느낌, 가려움증, 질 불편감, 소변볼 때의 작열감이나 통증, 성교통, 성관계시 점성 출혈 등이 있어요. 이 때문에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지만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게 되고, 아얘 성 생활을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항상 제 진료실을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강조하지만 오히려 나이가 들 수록 성활동은 활발하게 하셔야 합니다. '용불 용설'이라고 하죠? 성활동,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런 외음질위축증이 더 심해지게 되고 아얘 남성의 음경이 삽입이 안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요.  게다가 부부간의 소통도 감소하게 되서 불화도 생기게 되고 결국 가정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죠. 이런 영향을 받는 아이들에게도 불행일 수 있기 때문에 부부간의 성활동은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외음질 위축증이 왜 중요해???


 문제는 이 외음질 위축증 환자의 오직 25% 정도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는 거에요. '폐경되고 건조해지니 성관계할 때 아프고, 거절하게 되니깐 남편도 더 이상 요구 안하고. 몇년간 성관계를 안하고 있어요.' 또는 그로 인해 자괴감 같은 것이 들 수 있어서 여성으로서의 자신감도 떨어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사실 아무리 병원이 많아도 이런 이야기를 선뜻 의사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다른 문제도 아니고, 성에 대한 이야기니깐. 병원에 가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잘 모르는 건강기능식품들만 드신다거나 아니면 아얘 성에 대해서 포기하고 사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생각은 현명한 판단이 아닙니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해서 질건조증을 개선시키셔야만 해요. 질 위축이 심해지면 나중에 산부인과 검진을 받을 때 시행하는 초음파 기계나 질경(Speculum) 자체가 안들어가는 경우도 발생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과 출산 자체로 골반저 근육(Pelvic floor muscle)도 노화가 되는데, 질 위축 되면서 주변의 근육들의 질(Quality)도 떨어지게 되죠. 그러면 성감도 감소하고 성관계시 불만족스러워 질 수 있으며 밑 빠지는 증싱(골반장기탈출증)도 발생할 수 있죠. 

  이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은 우리 몸 아래쪽인 비뇨생식기 전반에 두루 두루 영향을 미칩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하게 되면서 비뇨생식기계 장기들인 소음순, 대음순, 질 입구, 클리토리스, 질, 요도, 방광까지 구조와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질건조증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산부인과에서 전반적인 진찰을 받아서 어디에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시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갱년기가 막 시작되고 불편감이 있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셔야 훨씬 더 큰 예방과 치료 효과를 볼 수있습니다. 즉, 버티고 버티다가 병원에 오시게 되면 아무래도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아요. 원하는 만큼 효과도 보지 못할 수 있구요. 항상 진료실에서 말씀드리지만, 폐경이 되고 저에스트로겐으로 인해 갱년기 증상이나 골밀도 감소, 피부탄력 감소, 급격한 노화, 질 건조 등이 발생한다 싶으면 얼른 빨리 호르몬 보조 요법을 시작하셔야 해요. 저 역시 만 50세 전후로 폐경이 되겠죠.. 저는 무조건 갱년기에 호르몬 보조 요법을 반드시 시행하려고 합니다. 노화가 급격히 이루어 지는 것 자체도 막아주니깐요. 



위축성 질염도 자주 발생하게 된다고? 


  이렇게 갱년기가 되고 질 건조로 성관계도 잘 안하는데, 자꾸 염증이 생기신다고 고민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우선 폐경 시 가장 염증을 잘 생기게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질 건조로 인한 질 위축이고, 그 다음에는 다른 전신 질환이 있는지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보셔야 해요. 그 중 가장 흔한 질염의 원인이 되는 전신 질환은 바로 당뇨! 입니다. 당뇨가 있는 줄 모르는 분들이 오히려 산부인과에서 질염 치료 자주 받다가 혹시 몰라서 검사 했더니 당뇨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서 주기적인 건강 검진은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우리는 지금 외음질위축증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다시 넘어와서 이야기해 볼게요. 원래 질 안에는 Lactobacillus spp.(유산균)이 많이 살고 있어요. 얘네가 젖산(Lactic acid)을 분비하면서 질 안을 pH 3.0~4.5 정도의 약산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나쁜 균들이 침입하지 못하게 방어를 하고 있는데, 이 때의 질 점막에서의 양성자 펌프proton pump의 활성화로 건강한 질 분비물인 애액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무산소성의 글루코스 대사가 큰 역할을 하거든요. 그런데 에스트로겐이 적은 상태, 즉 갱년기에는 이 보호막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고 질 주름도 감소하고, 질벽의 조직 탄성도도 감소하게 됩니다. 바르톨린 샘에서의 애액 발생도 감소하고요. 보호막 기능이 감소하게 되면 질 점막에 자꾸 상처가 발생하게 되죠. 성관계시 음경의 마찰이 그 상처를 가속화시킬 수 있고요. 

Figure 1. Cascade effects of the mechanism of VVA,  Int J Womens' Health 2018:10
질 주름도 편평하게 펴지게 됩니다. 조금만 쓸려도 왼쪽 사진처럼 점성 출혈이 발생하구요.  출처: Google image
출처: Google image

 위 사진을 보시면 위 동그라미가 클리토리스 쪽인데요, 피부가 비닐처럼 얇고 뭔가 탄력없이 뻣뻣한 느낌이죠? 이게 바로 위축이에요. 외음부, 질 쪽 점막이나 피부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갱년기가 되면 이렇게 얇고 비닐처럼 되죠. 탄력이 없어지고요. 혈액 공급도 감소하게 되면서 성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위 사진 아래 동그라미는 질로 진입하는 입구인데 위축성 유착 밴드가 두껍게 형성되어 있어요. 아래쪽에 이게 있으면 마치 방지턱 역할을 하게 되는데, 성관계시 남성의 음경이 진입할 때 여기에 걸리니깐 여성 입장에서는 자꾸 아프게 되고, 조금씩 찢어지기도 하거든요. 그러다가 다시 힐링되면서 더 두껍게 붙어버리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게 되면 나중에는 진짜 두꺼운 이런 섬유조직으로 된 유착 밴드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구조가 발생한지 모르고 마냥 성관계시 아프니깐 성관계를 포기하게 되어 버려요. 해결할 수 있냐고요? 그럼요. 이 밴드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됩니다. 

  다음 2번째 포스팅에서는 그럼 이런 외음질 위축증의 치료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진료를 보면서 너무~~~~~~~ 흔하게 있어서 도저히 포스팅을 안할 수가 없더군요. 혹시 이런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성과는 달리 여성들은 자신의 생식기를 보기가 어려워요. 그렇다면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진찰을 받음으로서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지를 카운셀링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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