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Vagina)와 질(Quality) 모두 중요합니다.
저희 외래진료를 오시는 분들 내진을 하다보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질 탈출(Vaginal prolapse) 소견을 갖고 계시더군요. 의외로 모든 연령의 30%까지 이환이 되어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한 괴롭고 무력한 상황이 바로 질 탈출 증상입니다.
질 탈출 발생 빈도는 연령 증가, 폐경, 분만력(분만을 많이 하면 할 수록)과 함께 증가하며, 비록 한 연구에서는 인종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백인에서 가장 흔하고 아시아인에서 덜 흔하며 흑인에서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연구된 바가 많지 않아 자료가 거의 없지만 50세 이상 여성에서 자궁절제술의 가장 흔한 이유로 보고되고 있기도 해요. 질이 이완이 되서 무거운 자궁을 받쳐주지 못하다보니, 자궁 탈출증(소위 말하는 '자궁 하수')도 발생해서 결국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여보고자 자궁절제술까지 시행하게 되는 것이죠. 미국에서는 매년 50만건 이상 질 탈출로 인한 수술이 시행되고 있답니다.
"뭔가 빠지는 것 같은", "뭔가 내려오는 것 같은" 증상을 가장 일관되게 호소하시곤 합니다. 하루가 끝나갈 수록 더 악화되고 누울 때 증상이 완화되며 아침에 완전히 무증상일 수 있는, 질 내에 덩어리 또는 "압박감"으로 기술되기도 해요. 약한 요 줄기, 요 주저, 배뇨시 힘 주기, 불완전한 배뇨, 재발성 요로감염, 튀어나온 것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배뇨와 배변이 편해지는 것 같은 증상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산부인과 진료를 보면 대부분 큰 이상이 없다라는 소견을 듣기도 해서 상당히 외로울 수밖에 없는 괴로운 증상이지요.
질 탈출의 치료는 대개 이 여성이 치료가 필요한지,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의 소견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의사가 얼마나 여성의 질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고 여성의 성 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더 세심한 진찰이 이루어지게 되고, 평상시 몰랐던 질 탈출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 탈출 증상에 대해 의사에게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실 수 있으신데 그것은 오히려 진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솔직하게 의사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질 탈출 증상과 임상 소견 간에는 의외로 큰 연관성이 없어 우선은 탈출 증상의 중증도를 평가하고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의료진이 판단할 수 있게 설문지를 작성하시게 됩니다. 이는 다른 수술적 시술들이 탈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에도 사용될 수 있어요.
교정은 결국 수술적 교정 밖에는 없습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은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도 하시면서 적절한 근력운동, 특히 코어근육운동을 해주셔야 골반저 근육이 같이 운동이 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장 이상적인 회복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최대한 질 탈출을 방치하지 않고 빨리 교정하면 할 수록 반 영구적으로 회복된 삶의 질을 영유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이제서야 질 탈출이 있다라는 것을 깨달은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성은 자신의 생식기를 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남성보다도 더 잘 알아채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위와 같은 증상을 갖고 계신다면 반드시 적절한 진찰을 받으시길 바래봅니다. 우리 인생의 두번째 봄은 반드시 찾을 수 있답니다. 모두가 행복한 성활동을 함으로써 더욱 윤택한 삶을 영유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