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모두들 어느 정도의 정서적 학대를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가스라이트 효과(가스라이팅, The Gaslight Effect, Gaslighting : 상대방을 조종하는 특정한 형태의 정서적 학대를 뜻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여성들에게만 국한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책이나 사례에서 주로 여성에 대한 학대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 어린 시절 어른들에 의한 정서적 학대와 통제를 경험합니다. 특히 부모들은 이런 관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해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가스라이트 효과는 전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들의 자아에 상처를 주거나 정서적으로 그들을 조종하려고 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을 이롭게 하려고 했던 의도였었다 해도, 그런 행동들이 아이들의 정서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자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훨씬 유익한 일이 될 것입니다.
가스라이팅의 문제는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둘 문제로 치부하 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그 아이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만약 가해자가 고용주라면 피해자는 회사나 사회에서 자신의 자아를 지키기 위해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가해자가 친척이나 오랜 친구라면 인간관계에 대해 부정적 여파를 지속적으로 남길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런 ‘정서적 파멸’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기 결정권 / 자기 주체성을 찾고 지켜내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상황이 인생의 전체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는 성(性)에 대한 인식, 자신의 성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는 최근에는 데이트 폭력, 사이버 성범죄와도 연결이 됩니다.
가스라이팅을 처음 주창했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의 글을 인용합니다. 우리의 자기 결정권과 자기 주체성을 찾는 것이야 말로 나 자신의 과거와 선택들을 애도하고 자유로워지기 위한 길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상대방을 이상화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은 오히려 환상에 가까우며, 건강하게 생존하기 위해서 결국 가장 나를 사랑해야 할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니깐요.
우리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원천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한 첫 단계는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상화하고 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와 환상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