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선화 Mar 13. 2022

여전히 우리 사회는 멀었다.

꽉막힌 어른들, 당신들을 위한 아이들 성교육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최근 MBN에서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이 핫한 이슈인가보다. 나는 TV가 없어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기사들을 통해서 프로그램을 접했다. 전체를 다 보진 않아서 정확히 어떻다라고 말하는게 어려울 수도 있겠다만, 나는 이런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방송된다는 것이 정말 진보적인 일이고, 여기에 나오기로 마음 먹은 고등학생 미성년 엄마,아빠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https://blog.naver.com/lunajsh/222670549783




  나의 블로그에 <Pediatrics>에 게재된 논문을 설명하는 포스팅에서 앞서 <고딩엄빠> 이야기를 했더니, 어떤 분이 매우 불쾌하셨나보다. 포스팅에서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제대로 보지 않으시고 청소년 성관계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말한 부분에 꼳혀서 비난 댓글을 달았다.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에 대한 통계는 솔직히 믿을 수 없다. 필드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꽤 많은 경우에서 성경험이 있었다. 물론 댓글을 다신 분의 말씀대로 그런 아이들을 더욱 더 많이 접할 수 없는 직업적 환경의 영향이 커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이는 큰 사회 문제이고, 청소년 성문제가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통계와는 달리 실제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들이 여기 저기에 산재해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순결하고 성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변명인지 잘 모르겠다. 청소년들을 다 싸잡아서 몰아 세운 적도 없고, 비난한 적도 없다. 정작 내가 이런 성교육이나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 어떤 청소년이나 20대도 나에게 틀렸다고 말한 적도 없으며 오히려 나의 가식없는 교육과 공감에 고마워했다. 




내가 보기엔 그저, "우리 아이들은 이런거 몰라요! 우리 아이들은 안그래요! 우리 아이들은 이런거 알면 안되요!"하고 스스로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과연 누구를 위한 성교육을 해야 하는 것인가? 부모들은 천편일률적인 정자와 난자 이야기만 하는 성교육을 아직도 바라는 것인가?




아이들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성적인 욕구에 눈을 뜬다. 단지, 그것이 어른들과 같은 에로틱한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어린 시기에 맞는 성 욕구는 성적 역할, 성 발달을 일으키는데 도움을 준다. 그에 맞게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교육이다. 




내가 보기엔 이렇게 고딩엄빠 프로그램에 과도한 몰입을 하며 열을 내는 이 분은 "성=문란한 것, 에로틱한 것, 감춰야 할 것, 비난해야 할 것"으로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딩엄빠>에 나오는 미성년자 부부들은 자신의 미숙한 행위에 책임을 지고 있는 중이다. 힘든 세상에서 임신과 출산은 현실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비난할 것인가? 성에 대해서 눈을 돌리고 아이를 버리는 성인들보다 나는 이 미성년자 부부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삶을 보는 것이 어설픈 말로 하는 성교육보다도 훨씬 교육 효과는 크다고 생각한다. 각 개인의 문제, 사회적 문제로도 확장될 수 있는 청소년 성경험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것만으로도 나는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악마적 편집이라니. 과연 이런 비난을 하는 이들이 아이들의 이런 고민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봤을지는 의문 밖에는 들지 않는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멀었다. 교육의 진보를 막는 것은 이런 어른들이다.


작가의 이전글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첫 섹스 시기에 미치는 영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