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충치나 치주염이 위험할까요?
임신을 하게 되면 유난히 잇몸이 아픈 치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잦아지게 되는데요, 이게 그냥 우연히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임신과 연관이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있으실거에요. 게다가 임신 시 치과를 가는 것을 더 주저하게 되다보니 치통이 생기면 더 겁이 덜컥 날 거구요.
임신 중에는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늘어 혈관 벽이 얇아지고 잇몸이 말랑말랑해져 붓고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입덧으로 인해 비임신 때보다도 자주 토하다 보면 역류된 위산으로 인해서 입안이 산성으로 변해서 충치가 상대적으로 더 잘생길 수 있고요. 그래서 임신 중에 이가 아픈 증상이 자주 생길 수 있어요. 따라서 임신 시에 잇몸 건강이 이상이 생기기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다보니, 평소에는 괜찮았던 사랑니 부위도 임신 중에는 염증을 일으키기가 쉬워져서 없던 통증이 생길 수도 있어요. 평소 스케일링을 잘 받지 못했다면 치석이 많이 싸이면서 임신성 치은염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안그래도 임신을 하게 되면 쉽게 잇몸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잇몸 염증이 다른 문제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바로 '조산 (Preterm delivery)'에요! 아기를 10달동안 뱃속에 잘 품고 성숙시켜서 분만해야 하는데 37주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만이 일어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입과 자궁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안타깝게도 잇몸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산모가 조산할 확률이 7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사실 임신 중 잇몸 염증의 유병률과 심각도의 증가는 1960년대부터 보고되어 왔던 문제입니다. 병인은 정확하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임신 중 혈액 속의 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서 치주염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임신 중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 것이 또한 치은염 진행의 원인이라는 것도 최근의 연구에서도 밝혀졌습니다. 이 리뷰 연구에서는 역학 연구 뿐만 아니라 치주 조직(지골 및 치주 인대)에서 치주하 미생물군과 면역생리학적 매개자의 변화에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즉, 임신 중 급격히 농도가 증가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으로 말미암아 임신 중에 이가 아픈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잇몸의 감염은 산모의 혈액으로 감염된 미생물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세게 닦게 되면 당연히 안좋겠죠. 안그래도 약해져 있는 잇몸으로 상처가 나면 미생물이 상처로 이동하고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전파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미생물들은 자궁에서 발육 중인 아기에게 도달하게 되고, 이는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저체중아를 출생하게 된다거나, 또는 조기 진통이 발생하게 되어 조산을 하게 되고 심지어 임신 중에 위험할 정도로의 고혈압(임신 중독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큰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치주질환이 있는지 검사를 하는 것이 좋아요. 가장 좋은 것은 만일 이런 문제가 발견된다면 치료 후 완치된 상태에서 임신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겁니다. 안타깝지만 임신 중에 치주질환이 발견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치과 치료는 제때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산 위험이 큰 임신 초기나 기립성 저혈압 위험이 높음 임신 후반에는 치료를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배가 불러오면 불러올 수록 치과 치료 시에 진료 체어에 누워서 머리를 젖히고 앉고 하는 자세의 변화로 인해 혈압 저하가 급격히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조건 치료를 두려워 하시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가 임신 말기까지 염증이나 통증이 진해되면 오히려 지나친 통증과 전신 염증으로 인해 조산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기로 접어드는, 비교적 태아와 산모에게 영향을 덜 미치는 4~6개월 사이에 치과 치료를 반드시 받으셔야 해요. 모두 구강 및 잇몸 건강도 잘 챙겨서 안전한 임신과 출산 시기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