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여성사정(시오후키)'에 대해서
격렬한 첫 섹스 후에 남자가 묻는다.
“자기, 오늘 별로 안좋았어?”
‘이게 무슨 소릴까?’
“자긴 사정을 안하나봐.”
“여자가 사정을 해?”
간혹 여성 사정에 집착하는 남자들이 있다. 섹스 중 또는 후에 시트를 확인하며 젖는 것에 집착하는 남자들. 이불이 흠뻑 젖어야 우쭐해 하는 남자들 앞에서 여자들은 한없이 작아지게 되는 기분이다. 그러나 ‘나는 왜 안 젖지?’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설정된 포르노를 통해 잘못 학습된 남성들의 편견일 뿐이니까. 모든 여성이 마치 포르노에서 절정에 다다른 여자의 성기에서 마치 분수를 뿜어내듯이 물이 나올 수 있는 환상이라니. 남성의 시각적 자극을 위한 연출이 가미되었기 때문에 여성의 사정을 왜곡하고 과장되게 표현한 것일 뿐이다. 실제로 포르노 배우들은 촬영 전에 10L 가까운 물을 마시고 사정을 연기할 때 소변을 방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이로 인해 자주 방광염을 앓는 포르노 배우들도 많다는 것.
학계에서도, 남녀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여성 사정’. 아마도 야한 동영상(?)에서 여성이 요도에서 물을 뿜어내는 것을 본 분들도 계실 걸로 안다. 남성이 사정하는 건 알겠는데, 여성은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여성은 남성처럼 정액을 분수처럼 뿜어내는 기관은 없다. 그러나 비슷하게 여성도 쾌감을 느꼈을 때 ‘사정’을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여성 사정이 환상이라더니, 이제 또 말이 바뀌는 건가며 의문을 품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여성은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여성의 전립선’이라고 불리는 요도 주변의 스킨선(Skene’s gland)에서 맑고 묽은 액체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는 남성의 사정과는 달리 분출하는 형태가 아닌 극소량의 흘러나오는 정도이므로 남성의 사정과 여성의 소변과는 구별될 수 있다. 이마저도 오르가슴에 도달한 여성 중 극히 일부만이 경험한다고 하니 절대 평범하게 나타날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정량화 한 흥미로운 논문이 있어서 소개한다. <New insights from one case of female ejaculation>이라는 2011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발표한 논문인데 분만을 하지 않은 신경학적으로 정상에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을 대상으로 분비액의 성분을 측정하였다. 대상 여성에서 클리토리스와 질 오르가슴을 유발시킨 후에 나온 분비액의 성분과 아침에 본 첫 소변과의 성분을 비교하였다. 측정한 성분은 전립선 특이 항원인 PSA(Prostate specific antigen)과 그 외에 소변에 함유되어 있는 요산, 요소, 크레아티닌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고 그 외의 색과 밀도, 양(mL)을 측정하였다.
결론은 어떨까? 대상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한 동안 5~10분 정도 전질벽의 자극으로 인하여 요도를 빠져나오는 두 가지 다른 액체가 수집되었다. 먼저 맑고 풍부한 액체가 콸콸 쏟아졌는데 이 액체는 맑고 묽은 액체이며 색이나 냄새가 거의 없었으며 소변의 모습도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첫 번째 풍부한 액체가 나온 직후에 또 다른 액체가 추출되어 수집되었다. 후자의 액체는 매우 소량의 진득하고 남성 정액과 비슷한 모양새의 우윳빛 액체였다. 이 액체의 현미경 검사 상 수 많은 상피세포와 작은 세포들, 적은 양의 박테리아가 측정되었다.
분출하듯 방사되는 양은 10mL 정도로 소변양과 비슷했고 성분도 마찬가지였다. 단, 소변보다는 맑은 분비물이었는데 색 이외에는 다른 성분은 소변과 유사한 수치를 나타냈다. 그렇다면 여성 사정액은? PSA 수치가 높았고 흰 백색의 양은 평균 0.5mL 정도로 매우 적은 양이었다. 이 논문은 클리토리스-요도-질(Clitoro-urethero-vaginal, CUV) 복합체의 성적 자극 후 오르가슴 동안 배출되는 요도액에서의 생화학적 차이를 처음으로 입증한 의미있는 보고서이다. 첫 번째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 액체는 많이 희석이 된 소변과 유사한 특징이 있었으나 두 번째로 유출된 사정액은 남성의 사정액과 비슷한 생화학적 특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 여성 사정은 완전히 불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두 액체가 비록 CUV 복합체의 직접적인 자극과 오르가슴과 관련이 있지만, 기원은 다르다고 추론할 수 있다. 첫번째로 나온 것은 방광에서 나온 것이고 둘째는 여성 전립선인 스킨 샘에서 나온 것이다.
PSA 수치 = 질 분비액 < 여성 분출액 < 소변 << 여성 사정액(스킨 샘)
비록 여성 사정을 묘사하는 많은 역사적 그리고 현대적인 기록들이 있지만, 이 논문에서 조사된 결론은 여성 사정과 항상 같은 것처럼 여겨진 분출되는 액체는 생화학적 구성에서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뿜어져 나오는 액체는 방광에서 희석된 액체가 배출되는 것이고(일부 소변이 섞여 있음), 실제 여성 사정이란, 여성 전립선이라고 불리는 스킨 샘에서 매우 소량의 진득하고 하얀색의 액체가 방출되는 것이라고 여기시면 되겠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애액 분비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방의 만족감을 애액 정도로만 판단하는 근시안적인 남성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런 오해는 그만 두라고. 사정하는 여성만이 더 큰 쾌감을 느낄 거라는 착각은 그만두자. 애초에 여자 사정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르가슴의 여부와 상관없이 극히 일부에서 나타난다. 애액의 정도는 질과 그 여성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상황마다 달라진다. 또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수록 혹은 나이가 들수록 수분 섭취양이 줄수록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다. 또는 피임약이나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의 양을 조절하는 약이기 때문에 난소 기능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애액을 위해서는 컨디션 관리 및 남성의 전희, 그날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또한 호르몬 약 뿐만 아니라 너무 잦은 질 세정도 질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할 것.
“너 왜 사정을 안 해? 안 좋았어?”라고 묻는 남성들이 있다면 당당히 이야기해 주자. 그런 현상은 요실금이나 방광 쪽에 문제를 앓고 있는 것이니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