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배추도사

양배추와는 다른 또 다른 매력. 나 배추 좋아하네.

by 끌로에

첫 글이 양배추였는데, 마지막 글은 배추로 마무리해 본다.


배추는 가을에 먹는 게 가장 달고 맛있지만, 배추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가기가 아쉬워서 브런치북 마지막 주제로 선정했다. 표지에 있는 사진도 배추로 만들었던 요리인걸 보면, 처음부터 배추 얘기는 꼭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배추로 할 수 있는 한국인의 대표 음식은 단연 배추김치다. 그런데 배추김치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인지 어릴 때는 배추로 뭔가 다른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의 못해봤던 것 같다.


고향집은 도시이지만 변두리 시골과 경계에 위치해 있어서, 마당에서 다양한 농작물들을 재배한다. 가지, 호박, 고추, 상추, 깻잎, 부추 등 다양한 채소들이 있어서 집에 갈 때면 늘 마당에서 수확한 채소들을 양손 가득히 들고 온다. 고향에 잘 내려가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엄마가 꼭 택배로 쌀이며 각종 채소들을 보내주신다. 그런데 몇 년 전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엄마가 보내준 택배 상자 안에 평소에는 잘 안 보내주시던 배추가 있었다.


그걸 보고 '이걸로 뭘 해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레시피를 열심히 검색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여러 레시피들을 찾아보면서 배추의 활용도가 생각보다 너무나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고 나서 얼마 뒤에는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가 극장에 개봉을 했는데, 그때 주인공이 시골집에서 배추로 전을 부쳐먹는 것을 보고 너무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내가 여러모로 시도해 봤던 배추 요리들을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배추 김밥

양배추 김밥도 너무너무 좋아했었는데, 배추 김밥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양배추 김밥을 만들듯이 찜기에 쪄낸 배추를 가지런히 두고, 그 위에 김을 올린 뒤 속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주면 된다. 양배추는 아무래도 모양이 제각각이라 김밥을 말 때 더 난이도가 있는데, 배추로 마는 김밥은 정말 쉽고 보기에도 더 정갈하고 예쁘다.


나는 당시 유튜버 디디미니님의 레시피를 보고 속재료에 양념된 참치를 넣어 만들었었는데, 다양하게 시도를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항정살 배추찜

그다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배추요리는 배추찜이다. 배추찜에 다양한 단백질을 곁들여 함께 쪄먹으면 최고의 다이어트 식단이자, 속 편하고 맛있는 건강 식단이 된다. 특히 내가 좋아했던 조합은 항정살과 함께 쪄서 먹는 항정살 배추찜이었는데, 한 동안 이 음식에 꽂혀서 얼마나 자주 해 먹었었는지 모른다.


꽈리고추나 팽이버섯, 표고버섯 등 함께 쪄낼 수 있는 채소가 있다면 더 좋다. 나는 특히 '저당 참소스'를 좋아하는데, 쿠팡에서 사놓고 요긴하게 쓰고 있다. 특히 이런 찜 요리를 먹을 때 청양고추, 양파를 썰어 넣어 참소스를 뿌려 양념을 만들어두고 찜 요리에 곁들여먹는다. 밥을 많이 먹지 않아도 은근히 포만감이 오래가고, 속도 아주 편안한 좋은 요리이다.



배추 볶음밥

배추도 양배추랑 비슷한 성격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볶음요리에 정말 잘 어울린다. 양배추가 없으면 배추를 넣고, 배추가 없으면 양배추를 넣어서 볶아먹었는데 양배추의 식감이 조금 더 아삭하다는 것 빼고는 거의 비슷하다.

특히 배추는 '짜장소스'랑 은근히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다. 짜장볶음밥에는 양배추보다 배추가 들어가는 게 훨씬 맛이 있었던 것 같다. 편의점에서 '짜장 컵누들'을 사서, 계란을 두 개 볶고 밥을 조금 넣고 배추를 잔뜩 넣어서 볶음밥을 자주 만들어먹었다. 짜장면은 다이어트에 최악의 음식이지만, 가끔 땡길 때 이런 식으로 해 먹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맛있어서 강추하고 싶은 메뉴!



생으로 먹는 배추

마지막으로 생으로 먹는 배추다. 이 날은 집에서 보쌈을 만들어먹었는데, 멜젓을 만들어서 각종 채소와 곁들여먹었다. 이 중에서 제일 존재감이 컸던 것이 바로 배추. 김치랑 먹기에는 양념이 너무 세서 부담스러울 때는 이렇게 생 배추를 씻어서 보쌈 고기와 직접 만든 멜젓과 함께 먹는다.


생각해 보니 수육 해 먹은 지가 오래된 것 같은데, 조만간 또 한 번 만들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으로 먹는 배추는 제철인 가을 겨울에 달큰한 맛을 느끼면서 먹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사실 맛있게 먹었던 배추 전도 소개를 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사진이 없었다. 배가 고파서 정신없이 먹었나 보다. 어쨌거나 배추도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한 통 사두면 다양한 음식에 뽕을 뽑을 수 있는 기특한 식재료다. 여름에도 배추를 먹을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는 조금 참았다가 가을 겨울에 또 열심히 먹어보려고 한다.



지금은 내 한 몸 챙기기 바쁜 자취생이지만, 나중에 결혼을 하면 남편과 아이들에게 제철 음식을 열심히 먹여주는(?) 그런 로망을 가지고 또 내가 먼저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재밌게 봐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하며,

이만 총총.



keyword
이전 04화제가 오이를 많이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