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좋아하냐고요? 극호입니다만.
자취방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고 구비해두는 채소 중 단연 1등은 바로 오이다.
최근에 오이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원래 같은 가격에 한 봉지에 3개입이 들어있었는데 요즘에는 5개가 들어있다. 오이도 비쌀 때는 사 놓기가 부담되는데 요새 정말 원 없이 먹고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오이는 맛이나 식감으로도 먹지만, 나에게는 치트키와 같은 식재료다. 아무리 라면, 햄버거, 치킨 등 인스턴트 식품을 먹더라도 오이만 좀 썰어서 상에 같이 놓으면 왠지 모르게 건강한 음식을 먹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느낌적인 느낌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데 오이나 양배추 같은 채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주 작은 습관부터 형성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이렇게 원래 먹던 음식에 채소들을 조금씩 곁들여 먹는 것 만으로도 효과가 컸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식이섬유나 칼륨이 풍부한 채소들을 곁들이지 않으면 밥을 잘 먹지않는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이렇게 오이는 기본적으로 식사와 곁들이는 좋은 식이섬유원이 되어주기도하고, 그 맛과 식감 덕분에 요리의 멋을 살려주는 주인공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 낸다.
오이스틱 or 썰은 오이
일단 기본 중의 기본은 이 '오이스틱(혹은 썰은 오이)'이다. 무슨 음식을 먹더라도 그냥 곁들이기만 하면 건강식이 되는 느낌이 들고, 실제로도 오이에 풍부한 수분과 식이섬유와 칼륨이 포만감을 주기도하고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여 식사의 질을 끌어올려준다.
회사에 도시락을 싸 갈 때에도 거의 무조건 포함시키는 것이 바로 이 오이스틱이다.
오이토스트
나는 아침 식사로도 오이를 잘 먹는다. 일단 빵순이로서 아침은 대부분 빵으로 해결하는데, 기왕이면 건강한 빵이 좋지 않은가. 여기서도 오이가 주인공이다. '오이 토스트'라고 하면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JMT 레시피들이다. 내가 정말 잘 활용하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자주 해 먹었지만 저장된 사진이 없어서, 출처를 밝히고 다음 카페 사진을 첨부한다. 전현무 레시피로 꽤나 유명했던 '크림치즈 오이토스트'이다. 빵(어떤 빵이든 상관없다)에 크림치즈 혹은 그릭요거트를 바르고, 얇게 슬라이스한 오이를 가지런히 올린다. 그리고 후추를 뿌려 마무리하면 끝. 만드는 법은 너무 간단하지만 맛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별 것도 안 들어갔는데 맛이 왜이렇게 고급스럽지?' '너무 맛있는데?'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만약 오이를 크게 싫어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해 드시라 강제하고 싶은 레시피다.
다음으로는 약간의 초딩입맛을 가진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오이 케찹 토스트'이다. 이 레시피는 왠지모를 향수가 느껴지는데, 아마도 케찹과 치즈의 맛이 그런 감정을 자극하는 것 같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빵이 필요하다. 어떤 빵이든 상관없지만 먼저 토스팅을 한 뒤에, 슬라이스 치즈(많이 짜지 않은 어린이 치즈가 제일 맛있다)를 한 장 올려준다. 여기서 중요한건 빵의 열기에 치즈가 녹아서는 안된다. 치즈는 차가움을 유지해야 맛있다.
치즈를 올리고나면 잘게썰은 양파와 오이에 케첩 한 스푼을 넣어 섞어준 뒤 치즈위에 예쁘게 올려준다. 그럼 끝이다. 역시 간단하지만 먹으면 또 생각나는 중독성이 강한 맛이다. 한 동안은 이 레시피에 빠져 3달 이상을 아침에 이것만 먹었던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오이 참치 토스트'다. 위 두 개의 레시피에 비하면 손이 좀 더 간다고 볼 수 있지만, 만드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먼저 오이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소금 한꼬집을 넣고 절여주고, 참치캔을 따준다. 그리고 물기를 꽉짠 오이, 참치, 양파 다진 것 조금, 옥수수콘(생략가능), 알룰로스 조금, 마요네즈 많이 넣고 잘 섞어주면 스프레드 완성이다. 역시 토스팅한 빵 위에 이 스프레드만 올려먹으면 끝이다. 만드는 법은 좀 상대적으로 복잡하지만 단백질까지 꽉 잡을 수 있는 건강 레시피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이 참치토스트를 자주 해 먹는 것 같다.
밥과 함께먹는 오이
오이 러버로서 최종보스는 밥과 함께먹는 오이다. 이 경우 오이가 조금 따뜻해질 수 있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좋은 포인트다.
먼저는 오이를 반달로 썰어 여러재료와 비벼먹는 '오이 비빔밥'인데, 어떤 재료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오이 참치 비빔밥' '오이 두부 비빔밥' '오이 오리고기 비빔밥'등 여러 메뉴를 만들 수 있다. 딱 봐도 건강해보이지않는가? 더군다나 맛도 좋으니 다이어트 할 때 이 레시피는 모르면 안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내 기준 최종보스는 이 '오이 볶음밥'이다. 오이 볶음밥에는 오리고기를 넣어 먹었는데, 이전에 유튜버 디디미니님의 레시피를 보고 따라했던 메뉴이다. 오이 볶음밥은 오이와 오리고기를 넣어 굴소스로 간을해서 볶아먹는 요리인데, 오이가 따뜻하게 익으면서 아삭한 식감보다는 조금 더 서걱하고 물컹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메뉴이다. 오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것도 한 번쯤 도전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도 엄청 자주 해 먹지는 않지만, 종종 생각나는 맛이다.
오이는 칼로리가 매우 낮고, 다이어트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앞으로도 오이는 우리 집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함께 할 예정이다.
오이 진짜 너무 좋아.